리커창 "평가절하 없다" 뒷받침說
[ 이상은 기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루 새 1% 이상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더 이상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국유은행을 통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일 홍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가 짧은 시간 내에 1% 넘게 급등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시장에선 위안화가 달러당 6.46~6.48위안에서 거래되다 갑자기 6.39~6.40위안으로 급등했다. 2010년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 거래가 허용된 이후 단시간 내 이같이 위안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처음이다.
본토에서 거래되는 위안화와 역외 거래 위안화의 가치 차이는 9일 1.56%에서 10일 0.47%로 크게 좁혀졌다. 시장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역외 위안화 가치는 통상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본토 위안화 가치에 비해 약 1%가량 낮게 평가된다. 중국이 지난달 위안화 평가절하를 발표한 뒤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퍼지면서 할인폭이 한때 2%를 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리 총리가 10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현재 위안화 가치는 안정적”이라며 “더 이상 위안화 가치를 낮출 여지가 없다”고 말하기 직전 역외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위안화 추가 절하 기대감에 쐐기를 박기 위해 중국당국이 뭐든 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단순히 위안화 절하 기대를 막기 위해서라기보다 위안화 고시 환율과 본토 및 역외환율 간 차이를 좁히기 위해 개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위안화의 국제통화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10일 한때 달러당 6.37위안까지 올랐던 위안화가치는 11일 소폭 하락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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