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기념관 개관

입력 2015-09-12 16:47   수정 2015-09-12 18:01

<p style="text-align: justify">[나는서울시민이다=김영옥 마을기자] <씨알의 소리>를 창간한 우리나라 대표 인권운동가이자 시인, 교육자, 언론인, 사상가, 역사가인 함석헌 선생(1901~1989)은 1979년, 1985년 두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인물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조선의 독립과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한국의 간디'라 불리기도 한 함석헌 선생이 타계 전 7년간 살았던 쌍문동 옛집이 리모델링과 증축공사를 거쳐 기념관으로 탄생했다.</p>

▲ 9월3일 도봉구 쌍문동에 함석헌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함석헌 기념관은 돌아가시기 전에 7년동안 거주한 쌍문동 옛가옥을 리모델링했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함석헌 기념관(도봉구 도봉로 123길 33-6, 쌍문동)은 2011년 도봉구 문화관광 발전계획이 수립되면서 기념관 건립이 제기됐고, 2013년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사업(사업비 15억)에 선정되면서 구체화됐다.</p>

<p>2013년부터 함석헌기념사업회와 유족이 협약을 거쳐, 쌍문동 가옥을 유족으로부터 매입해 기념관 건립사업이 시작됐다.</p>

<p>♦ 작지만 큰 뜻 이어갈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p>

▲ 9월3일 함석헌기념관 개관 기념식이 열렸다.(사진= 김영옥 마을기자)
<p>"작지만 아주 잘 만들어졌어. 이 사진은 참 귀한 사진이네. 우리도 안 갖고 있었던 것들이야."</p>

<p>지난 9월3일, 도봉구 쌍문동에 개관한 '함석헌기념관'을 찾은 함 선생의 막내딸 함은선(76세) 여사는 기념관을 둘러보며 함석헌 선생의 연보 앞에 발길을 饅兀?</p>

<p>굵직한 사건과 옛날 사진자료들로 만든 선생의 연보는 새록새록 선생을 추억하게 만들었다.</p>

▲ 함석헌 선생의 막내딸 함은선 여사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맨 날 공부만 하셨지. 늘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까. 아버지가 어려워서 잘 따라 다니지는 않았지만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함께 버스나 전차를 타면 늘 책을 보셨지."</p>

<p>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이곳을 찾은 함은선 여사의 기억 속 함석헌 선생의 모습이다. 선생은 다독(多讀)과 다작(多作)으로 평생을 사신 분이다.</p>

▲ 기념관 앞 골목엔 그를 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유족대표 함우용 선생은 기념관이 만들어져 무척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개관식에는 함석헌 선생의 유족과 지인,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대거 참석해 기념관 앞 골목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p>

<p>함석헌 선생의 둘째아들인 함우용 선생은 유족대표로 나와 "유족들이 해야할 일을 대신해 기념관이 만들어져 무척 감사하다"며 "이 공간이 선생의 이념과 사상을 후대에 전하며 오래도록 빛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축사를 전했다.</p>

<p>함석헌 선생의 시 '내 사랑아, 그대는 웃으려나, 산, 삶·죽음' 을 현대무용으로 구성한 도봉문화예술단의 축하공연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함석헌 선생의 유명한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도 낭송됐다.</p>

▲ 함석헌의 시 '내 사랑아, 그대는 웃으려나, 산, 삶·죽음' 을 현대무용으로 구성한 도봉문화예술단의 축하공연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함석헌의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가 낭송가에 의해 낭송됐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 전시실과 유리온실, 게스트 룸까지 갖춰져</p>

<p>개관식의 대미는 기념관 투어. 궁금했던 공간을 조심스레 둘러보는 시간이었다.</p>

<p>기념관 내부는 선생의 생전 삶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듯 소박했다. 주택을 리모델링한 터라 기념관은 그리 크지 않았다. 선생이 생활했던 1층은 유품이 전시된 전시실과 그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동영상이 상영되는 영상실, 안방을 재현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다.</p>

▲ 전시실에서 함석헌 선생의 발자취를 살피는 관람객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1층 전시실에는 함석헌 선생이 늘 공부하며 책을 읽고 사색했던 방을 부분적으로 재현해 평상시 그가 사용했던 유품들을 전시해 놓았다.</p>

<p>오랫동안 사용했을 서안(書案)과 그 위에 촘촘하게 메모가 돼 있는 일력과 안경, 찻잔세트, 문방사우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p>

<p>문갑 위로는 신발과 오래된 라디오와 전화기, 손목시계 등이 놓여 있고, 사위가 선물했다는 흔들의자도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다.</p>

<p>간디를 존경해 늘 간디의 사진을 걸어두며 간디의 삶과 사상을 기억했던 선생답게 간디 사진도 벽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p>

<p>선생이 직접 쓴 '욕심없고 맑고 깨끗하다'는 '무욕청정(無慾淸淨)'이란 액자는 선생의 삶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p>

▲ 오래된 일력과 서안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흔들의자, 지팡이, 앨범 등 오래된 유품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무욕청정 친필 액자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1901년부터 1989년까지 함석헌 선생의 일대기 중 주요 사건에 대한 연보가 한쪽 벽을 장식했고, 그가 집필한 친필 원고는 물론 지인들과 주고받은 엽서와 연하장이 전시되어 있었다.</p>

<p>함석헌 선생에 대한 소개 동영상과 강의 테이프 등 관련 영상이 상영되고 있는 영상실도 마련돼 있다.</p>

<p>창고로 사용했던 지하 1층은 주민들이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분야별 최신간으로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독서공간인 도서열람실, 숙박체험이 가능한 게스트 룸으로 구성돼 있다.</p>

<p>자치구중 최초로 기념관에 게스트 룸을 함께 마련해 함석헌 선생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 밤새 토론하고 선생의 흔적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끈다.</p>

<p>생전에 가꿨던 나무와 온실의 화초들도 그대로 보존해 유리온실을 만들어 안락하고 자연친화적인 쉼터공간을 조성했다.</p>

▲ 함석헌 선생이 화초 키우기를 즐겨 만들어진 유리온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세미나실과 게스트하우스 기능을 갖춘 게스트 룸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 분야별 최신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열람실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세미나실과 게스트하우스 기능을 갖춘 게스트 룸은 함석헌기념관 홈페이지에서 이용 10일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p>

<p>게스트 룸은 함석헌 선생이 살았던 집에서 하루 숙박을 체험한다는 취지로 유료 운영되며 전시실 관람과 도서열람실, 세미나실 등은 무료로 이용된다.</p>

<p>문의= http://hamsokhon.dobong.go.kr / 02-905-7007</p>

<p>찾아오는 길= 도봉 마을버스 5번·6번 정의여고 앞 하차</p>

<p><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p>

▲ 전시실에서 함석헌 선생의 시를 카메라에 담는 관람객 (사진=김영옥 마을기자)
<p>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p>

<p>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p>온 세상이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p>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p>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p>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p>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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