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입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 중국혁신센터 소장
상사에 복종해야 하는 문화가 한국기업 혁신 가장 큰 걸림돌
상대방 다른 점 인정하는게 시작
[ 이유정 기자 ] “상사의 말에 복종해야 하는 권위적인 문화가 한국 기업이 혁신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조지 입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중국혁신센터 소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누구나,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는 열려 있는 조직이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야만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입 소장은 50여년간 글로벌 주요 기업의 경영전략을 연구한 ‘세계 경영과 기업전략 분야의 대가’다. 그는 “삼성과 같은 한국 주요 기업의 혁신성은 매우 뛰어나고, 끈질기고 성실하게 목표를 달성해내는 한국 인재들의 근성도 훌륭하다”며 “다만 상사에 복종하려는 경향이 너무 강한 한국 기업문화가 혁신의 유일한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도 이 같은 권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다양한 인재의 장점을 끌어내려면 계급에 복종하는 문화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받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고려할 때 다양한 인종을 끌어안는 것도 시급하다고 그는 충고한다. 입 소장은 “한국 사회와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여성 차별에서 비롯된 저출산 문제”라며 “능력 있는 각국의 인재가 한국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이민정책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 소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뒤 유니레버, 캡제미니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거쳤다. 이어 런던비즈니스스쿨,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대 경영대학원(RSM) 원장을 지냈다. 그가 2011년부터 몸 담고 있는 CEIBS는 유럽연합과 중국이 상하이에 합작 설립한 경영대학원으로 기업의 혁신과 기업가 정신 등을 연구한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인재를 끊임없이 접하면서 다양성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나와 다른 부분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혁신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표적 혁신기업으로는 휴대폰 제조사인 화웨이와 가전제품업체 하이얼, 건설기계업체 싸니 등을 꼽았다. 다만 혁신성보다는 생산능력에 강점이 있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과 협업해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여러 부문에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예상되지만 한국은 연구개발(R&D)에, 중국은 생산에 무게를 두는 형태로 협력하면 윈윈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 소장은 오는 11월3~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 참석, 중국의 혁신과 세계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주제로 강연한다.
11월 3~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네스 호텔
참가문의 02-6959-3205~6, www.ghrforum.org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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