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 내 요코하마은행과 도쿄를 기반으로 하는 동일본은행은 내년 4월 경영을 통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경영통합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해 피인수회사가 없어지는 합병과 달리, 공동으로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그 아래에서 두 회사를 공동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요코하마은행과 동일본은행의 총자산을 합치면 17조5000억엔(3월 말 기준)으로, 단숨에 일본 최대 지역은행으로 도약한다. 한국의 하나은행(171조원·통합 전 기준)과 맞먹는 규모다. 두 회사는 지원부문을 일원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인력재배치를 통해 영업 효율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시코쿠에 기반을 둔 가가와은행과 도모니홀딩스 산하 도쿠시마은행,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계열인 다이쇼은행이 내년 4월 경영통합에 합의했다. 앞서 3월에는 일본 남부 규슈 구마모토시의 히고은행과 가고시마시의 가고시마은행이 경영통합을 결정했다.
일본의 지역 기반 중소형 은행들이 잇따라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방 인구 감소와 기업의 대도시 집중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청이 지난 7월 전국 106개 지방은행의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경상이익을 예상한 결과, 10개 중 8개 지방 은행꼴로 작년(2014회계연도)보다 경상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에 따라 과거 높은 금리의 대출이 저금리로 전환되면서 마진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부진으로 수신자산의 상당 부분을 일본 국채 등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이자수입도 줄고 있다. 금융청은 지방은행에 규모 확대와 경영 모델 쇄신 등 전략적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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