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씩 성장 소비재 시장에 주목
의료 등 경쟁우위 부문 진출강화"
임호열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북아경제실장 hylim@kiep.go.kr >
중국 경제가 올해 들어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0%로 밀렸고,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급감했다. 상하이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약 40% 폭락했고, 환율도 어지럽게 출렁거리면서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중국은 GDP 증가율이 2012년부터 7%대로 떨어지자, ‘뉴노멀 시대’를 선언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몸매의 중국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조타수를 자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과잉투자로 최근 5년간 투자의 절반(6조8000억달러)을 낭비한 것으로 평가하고, 지방정부와 15만개를 웃도는 국유기업의 투자충동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해알루미늄, 철강 등 과잉투자업종을 5년 내에 정비하고 에너지 다소비기업 퇴출과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은행대출을 채권으로 전환하고 지방채를 저금리로 차환하면서 지방정부 부채를 ‘깐깐하게’ 관리 構?있다. 아울러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라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위축이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주택구매 제한을 철폐하는 등 후퇴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책 선택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편, 주가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이상 급등하다가, 경기둔화와 시장관리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6월 중순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상장주식 총액과 총 거래규모를 보면 붕괴상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중순에 단행된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시장환율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대비하고, 자본유출 확대에 따른 위안화 절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는 대체로 예상경로에 따라 둔화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 3대 경제권(26%)보다 많은 수출품(31%, 홍콩 포함)을 중국에 실어내는 한국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특히 8월 중국의 수입이 지난해보다 14% 이상 급감하면서 한국의 철강과 기계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의 대중(對中)수출이 8월까지 3%가량 감소했으나, 상반기 EU와 일본의 대중교역이 8~11% 급감하고 석유화학제품의 단가가 폭락한 점을 감안하면 그리 비관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중국의 소비수준 향상으로 내수용 수입비중이 57%까지 높아졌지만 한국의 대중수출이 아직도 가공무역(52%) 위주라는 것이 문제다.
중국 주가는 실물경제와의 상관성이 높지 않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면 세계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합보다 한국의 대중수출 확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한국 기업은 연평균 35%씩 성장하는 중국 소비재 수입 확대 같은 기회와 기술격차 축소 등의 리스크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고급소비재 시장에 파고들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로 신(新)시장을 개척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또 전자상거래와 의료·헬스케어 등 한국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의 중국 진출에 더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도시 공략,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을 계기로 확대일로에 있는 인프라투자와 스마트시티 건설 붐에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 간 연계성이 높아지면 우리 수출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강화해야 한다.
임호열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북아경제실장 hylim@kiep.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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