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면파업 한 달째, 금호타이어 1300억 매출 손실…협력사도 '울상'

입력 2015-09-16 18:53   수정 2015-09-17 05:54

현장에서

창립 이후 최장기간 파업
노조원도 평균 360만원 손해
협력사 "직원들 월급도 못 줄 판"

강현우 산업부 기자 hkang@hankyung.com



[ 강현우 기자 ] “직원들 추석 보너스는커녕 월급도 제대로 못 줄 지경입니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들어간 지 한 달째인 16일. 협력업체 A사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면서 납품업체의 고통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게 A사장의 하소연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15년 임금·단체 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달 11~14일 나흘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7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날까지 전면파업 31일, 부분파업까지 합하면 35일째 파업이다. 1960년 회사 창립 이후 55년 만의 최장기간 파업이다. 기존 최장 기록은 1989년의 32일이었다.

노조의 전면파업에 맞서 사측이 지난 6일 시행한 직장폐쇄도 12일째로 최장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전면파업에 맞서 2009년 8월과 2011년 3월 직장폐쇄를 했지만 기간은 각각 1주일을 넘지 않았다.

노사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회사는 그동안 발생한 매출 손실이 13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했다.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따라 근로자들이 받지 못하게 된 임금도 1인당 평균 360만원을 넘어섰다. 근무와 연동하지 않는 일부 수당을 빼고는 파업 기간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게 사측의 방침이다.

노조는 파업을 이어가면서 요구사항을 계속 바꾸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한 임원은 “노조가 하나를 얻어내면 또 다른 하나를 내놓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기본급 인상분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노조는 8.3% 정률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 제시안(정액 970원 인상, 약 1.8%)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때는 임금피크제를 걸고 넘어졌다. 사측은 57세인 정년을 법적 정년보다 1년 많은 61세로 연장하면서 매년 10%씩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제안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보전 성격으로 300만원의 일시금도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는 ‘절대 불가’를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회사는 기본급 인상액을 2950원(약 4.6%)으로 높이고, 임금피크제 도입도 내년부터 하자고 물러섰다. 노조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음에도 ‘일시금 300만원+α’를 외치며 여전히 버티고 있다.

400만원에 육박하는 노조원 임금 손실을 보전해달라?것이다. 차기 노조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끝까지 얻어낼 것은 얻어내야 권력을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노동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깨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더 이상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다간 파업→임금 대폭 인상→재무구조 악화→워크아웃으로 이어졌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회사 측은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협력업체의 손실도 광주·전남지역 190곳 160억원 등 총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85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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