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로금리 유지] 옐런 "글로벌 경제 위축 고려…10월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어"

입력 2015-09-1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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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ed, 9 대 1로 금리 동결 결정

중국 등 신흥국 불안 이례적 언급



[ 뉴욕=이심기 기자 ]
이변은 없었다. 미국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7일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7년 가까이 이어진 제로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현 물가로는 금리 인상 어렵다”

이날 나온 FOMC 성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세계 상황에 대한 언급이다. 그동안 Fed는 ‘미국 중앙은행’이라는 이유로 통화정책 판단 시 미국 경기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날 성명서에서는 “노동시장 조건, 물가지표, 물가 상승 전망과 함께 국제적 상황”이라는 변수를 언급했다.

향후 금리 인상 결정에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고려하겠다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성명서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신흥시장 경제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까지 나서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 금융시장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갈 것이라며 강력하게 압박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달 Fed의 금리 인상 조짐으로 달러 강세와 주가 하락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색 국면을 보이면서 기준금리가 75bp(1bp=0.01%포인트) 상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났다고 분석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미국에 대해서는 “경제활동 확장세가 완만한 속도로 유지되고, 주택 구매와 기업의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를 언급하면서 금리 동결의 이유로 에너지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을 지목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16일 마지막으로 나온 경기지표인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달보다 0.1% 하락, 7개월 만에 하락세를 기록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겉으로 드러난 지표는 Fed의 목표치에 부합하거나 근접했지만 중국 등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더딘 경제 회복 속도, 유가 하락 등 불안 요인을 감안하면 섣부른 금리 인상보다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일단 안도

이날 뉴욕증시는 FOMC 성명서가 나온 직후 급등락을 보이다가 장 막판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 큰 지수 변동 없이 FOMC 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다우지수는 오후 2시 성명서 발표 후 순식간에 91포인트 급락하면서 16,688로 밀렸다가 다시 10분 만에 낙폭을 만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던지면서 하락세로 다시 돌아섰다.

한편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만으로 외국 자본의 유출과 함께 출렁이던 신흥국 금융시장은 안도했다. 미국 증시도 일단 상승으로 화답했다.

Fed 내에서는 올 들어 지금까지 모든 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온 것과 달리 이날은 매파 성향의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가 반대하면서 9 대 1로 찬반이 갈려 옐런 의장의 리더십에도 손상이 가게 됐다고 우려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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