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제시가와 181억 차이…6년 만에 경영권 되찾을 듯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 높아…채권단 30일까지 결론 요구
[ 김일규/김순신 기자 ]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 지분 ‘50%+1주’의 매각가격을 7228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 가격을 받아들이면 2010년 금호산업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6년 만에 경영권을 되찾게 된다. 현재로서는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 그룹을 재건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55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단은 18일 박 회장에게 금호산업 경영권(지분 50%+1주)을 7228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채권 금융회사 가운데 한때 1조원 이상의 가격을 요구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 매각 가격에 찬성하면서 순조롭게 동의가 이뤄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막판에 매각가를 181억원 높여 제안했고, 연내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 인수전 연내 마무리 유력
산업은행은 절차를 거쳐 이르면 21일 최종 매각가를 박 회장 측에 통지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최종 가격을 통지받으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서는 채권단의 매각 가격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금호산업 되찾기가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연내 매각을 위해 오는 30일까지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면 30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30일 이전에 통보하면 주식매매 계약도 그만큼 당겨진다. 채권단은 박 회장으로부터 매각 대금을 받아 연내 모든 거래를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 채권단과 박 회장은 4개월여간의 줄다리기 끝에 이번 매각 가격을 확정했다. 당초 채권단은 미래에셋 주도로 금호산업의 매각 희망 가격을 1조원가량으로 제시했다. 박 회장이 처음 제시한 가격인 5970억원과는 4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후 박 회장과 채권단은 가격 좁히기에 나섰다. 박 회장은 1차 제시 가격보다 500억원가량 많은 6503억원을 다시 전달했다.
그러자 채권단은 희망 가격을 2000억원 이상 낮춰 7935억원으로 재협상을 했다. 여전히 1400억원 정도의 차이가 나자 박 회장이 한 번 더 양보했다. 지난 9일 7047억원을 최종 희망 가격으로 제시했다. 채권단은 이를 감안해 18일 최종 매각가격을 7228억원으로 결정했다. 차이가 4000억원에서 181억원으로 좁혀진 셈이다.
○인수자금 확보가 관건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선 연말까지 7228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당장 박 회장 개인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주식은 각각 5.04%, 4.86%로 이날 종가 2만950원 기준으론 723억원 규모다. 이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400억원대에 불과하다. 박 회장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5.22%는 채권단에 이미 담보로 잡혀 있어 유동화하기 어렵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보다 규모가 작은 금호터미널을 인수한 뒤 금호터미널의 현금을 이용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금호터미널이 인수한 금호고속을 사모펀드인 칸서스파트너스에 매각하려는 것도 금호터미널에 충분한 실탄을 넣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의 경쟁력을 활용해 전략적 파트너를 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들을 오래전부터 접촉해왔기 때문에 금호산업 인수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이후 역시 채권단이 대주주인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하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3개 회사를 축으로 하는 그룹 재건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일규/김순신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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