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비판한 공무원 노조 증인 신청…기재위 '보복 국감' 논란

입력 2015-09-18 18:02  

파행 치닫는 국감

"말 똑바로 해" "깽판 놓지마"
정종섭 '건배사' 놓고 15분간 고성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사시 선배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그 양반" 이라고 호칭…논란



[ 유승호/조진형 기자 ] 지난 10일 시작해 중반으로 접어든 올해 국정감사가 행정부 감시와 견제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막말과 고성을 앞세운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18일에도 “깽판 놓지 말라” “말 똑바로 하라” 등 막말을 주고받으며 국감을 파행시켰다.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발언을 비판한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키로 해 ‘보복 국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공무원 노조 “국감 나갈 것”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다음달 종합 국감 때 공무원 노조 위원장과 사무총장,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증인으로 신청키로 했다.

공무원 노조가 17일 “일부 국회의원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수준의 막말을 했다”며 성명서를 낸 데 따른 것이다. 공무원 노조는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기재부는 한국 姸┯?망친 주범”이라고 한 것과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이 “기재부 공무원은 재벌 장학생”이라고 한 것 등을 문제삼았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연합 의원은 “공무원 노조가 (국회의원에 대해) ‘사실상의 범죄행위’라는 표현까지 썼다”며 “기재부에 국감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기재위 종합 감사 때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보우 공무원 노조 위원장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 출석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야당 의원들이 공무원들의 사기를 많이 떨어뜨리고 매도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쪽 국감’ 이어 ‘막말 국감’

1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정감사는 시작하자마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지난달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친 게 쟁점이 됐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 건이 탄핵소추까지 가야 하는 것이냐”며 “탄핵소추할 생각이 있으면 (정 장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출한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취소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조 의원을 향해 “원내수석부대표인 양반이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행위 여야 의원들이 정 장관 문제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일 행자부 국감도 같은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의 건배사가 선거법 위반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국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10일 국감은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선관위에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으므로 탄핵소추 요건이 안 된다”며 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당의 사과 요구는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정 장관의 발언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말 똑바로 하라”며 “여기서 국정원이 왜 나오느냐”고 받아치는 등 약 15분간 고성이 오갔다.

이날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당시 수사검사가 안상수 창원시장이었다고 언급하면서 “그 양반”이라고 칭해 논란을 낳았다. 김 의원은 안 시장의 사법시험 11기수 후배다.

유승호/조진형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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