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술전형 경쟁률은 여느 해보다 높은 편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지난해와 달리 논술시험을 볼 수 있는 수능 최저등급 기준이 크게 낮아졌다. 대입전형을 간소화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능등급 기준을 완화했다. 한양대 서울시립대 광운대 등 일부 대학들은 이번에 수능최저를 아예 없애버렸다. 한양대 수시전형 경쟁률이 작년 24.5 대 1에서 31.56 대 1로 급등한 것도 전형간소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논술이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도 논술 경쟁률을 끌어올린 한 원인이 됐다. 예년에는 고교생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문장이 난해하고 내용이 어려운 제시문이 길게 출제됐다. 대입논술 문제는 대학 교수들도 풀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았다. 올해엔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교육 당국이 교과서 밖에서 출제하지 못하도록 한 상태다. 논술전형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학생들도 도전해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수시전형에서 논술반영 비율을 학생부보다 높게 설정한 대학들이 많다는 점도 작용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이 대표적인 대학들이다. 학생부 성적이 조금 낮더라도 논술로 뒤집을 수 있게 됐다. ‘논술 역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논술시험에선 문장을 짧고 쉽게 써야 한다. 논술 채점자들은 많은 답안지를 읽는다. 주어와 술어가 여러 개인 복문으로 돼 있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주어와 술어를 분명해야 읽기 쉬운 문장이 된다. 말하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주어와 술어를 분명하게 나타내지 않는 버릇이 있다.
출제자의 의도는 곧 제시문의 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시문에서 주제 키워드를 찾아라. 신문, 소설, 사회과학, 철학 등의 내용이 발췌돼 출제됐다면 주제가 들어 있는 문장이 숨어있다. 행복, 경쟁, 시장, 사회, 개인, 집단, 소외, 협동, 자유, 경제, 연대, 과학, 원시, 차별, 차이, 난민 등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키워드다. 최근 고려대 모의 논술에서 출제된 ‘사회적 합의와 법’이라는 주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잘 조화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논술시험. 시사 부문정리는 생글 홈페이지 ‘지난호 보기’로 해볼 것을 권한다. 4~5면에서 최근 대학별 모의고사에서 나타난 논술 출제경향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필승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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