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동결 하루만에 Fed '균열'

입력 2015-09-20 19:34  

매파·비둘기파 '입씨름'
월가 "매파위원 대거 의결권 갖는 내년 돼야 금리인상 가능성"



[ 이심기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동결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경기안정을 중시하는 ‘비둘기파’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매파’ 간 충돌이 벌어졌다.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사진 왼쪽)는 19일(현지시간) “내게 표결권이 있었다면 금리인상을 주장한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의 편에 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외신이 20일 전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까워지고 있고, 물가상승이 확실한데도 FOMC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비판했다. 래커 총재도 19일 낸 성명서에서 “현재의 제로금리는 고용과 소비가 강력한 회복세를 유지하는 경제상황에 비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둘기파 성향의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오른쪽)는 이날 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나를 포함한 다른 FOMC 위원들은 금리인상을 위한 보다 명확한 증거를 보기 원했다”며 매파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저유가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디스인첨뮌抉?저물가) 요인이 사라지면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대립이 FOMC가 금리동결의 이유로 제시한 글로벌 경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한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미 중앙은행(Fed)은 미국이 아닌 ‘세계의 중앙은행’이 됐다며 Fed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과 보조를 맞춰가며 금리 결정 시 외부 요인을 고려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올해 FOMC의 ‘비둘기파 쏠림 현상’을 감안하면 매파 성향의 위원들이 대거 표결권을 갖는 내년은 돼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불러드 총재 외에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 등 ‘강성 매파’들이 대거 들어올 예정이다.

반면 이번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해야 한다며 동결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말 퇴임하며, 윌리엄스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 등 비둘기파는 투표권을 상실한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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