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어닝 쇼크'로 IPO시장까지 급랭…세진重 상장 철회

입력 2015-09-21 14:25   수정 2015-09-21 14:27

[ 노정동 기자 ]
국내 '조선 빅3'의 기록적인 어닝 쇼크 여파가 기업공개(IPO)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조선업을 전방시장으로 두고 있는 업체에 투자하길 꺼려하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다음 달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키로 했던 조선기자재 업체 세진중공업은 지난 18일 돌연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수요예측 결과 적정가격을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성과 높은 성장성을 어필했지만 전방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우려를 넘지 못했다"며 "최근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공모를 다음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진중공업은 데크하우스와 액화석유가스탱크(LPG Tank)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 납품하는 회사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어 업황과 별개로 당초 무난하게 상장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액 5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로 성장한 데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28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종업계 경쟁사들이 외형확대 대비 저수익 구조에 시달리고 있을 때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9%와 순이익률 5%를 기록玖?수익성도 어느 정도 인정 받은 터였다.

이 관계자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당초 예상했던 가격과 시장에서 예측 받은 공모가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며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의 적자 관련 이슈로 시장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연초부터 진행된 국제유가의 급락세로 국내 조선사들이 타격을 입은 데다 고마진으로 꼽혔던 해양플랜트 수주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확인되면서 기자재업체들에까지 실적 우려가 번졌다.

지난 2분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3사의 영업손실 규모만 무려 4조7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의 수주감소와 실적 부진 여파가 이들 기자재업체들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해양플랜트 물량감소, 발주감소 등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들 조선사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 흐름이 좋지 않다. 동성화인텍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초 대비 30% 가량 떨어졌다. 성광벤드(-26%), 현진소재(-55%), 두산엔진(-26%)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연구원은 "신규수주 정체로 외형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이들 기업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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