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고령자 전용 창구' 생긴다

입력 2015-09-21 19:05  

금감원, 서비스 개선방안

고령자 연령 기준 추후 결정
대형지점·노인 많은 지역에 내년부터 전용창구 개설
어르신 전용전화도 운영



[ 박동휘 기자 ]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은행 영업점에 고령자 전용 상담·거래창구가 설치된다. 다만 고령자 연령기준(노인 기준 연령은 65세)은 미정으로 은행 등과 협의해 결정 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임신·출산 관련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전용 보험상품이 출시되고, 외국인 고객을 위해 외국어로 된 금융상품설명서도 은행 영업점에 비치된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령자·유병자·장애인·외국인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노인, 만성질환 보유자, 장애인, 외국인 등 특수 금융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마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 5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보유자가 매년 늘어나는데, 이런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고령자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 정보기술(IT), 핀테크(금융+기술) 등 금융환경 변화에 익숙舊?않은 고령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은행들에 내년 2분기부터 대형 지점이나 노인들이 많이 찾는 지점에 ‘어르신 전용창구’를 둘 것을 권고했다. 은행 지점을 찾지 않고도 계좌이체, 만기연장 등 일부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어르신 전용전화’도 설치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또 올 하반기부터 고령자의 연령뿐 아니라 금융상품 인식능력 등에 따라 투자권유 절차를 세분화하기로 했다. 투자상품 이해력이 떨어지는 만 75세 이상 노인에겐 금융회사가 상품가입을 권유한 뒤 사후상담 및 모니터링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펀드 등 고위험상품 거래통장의 색깔과 표지를 일반 예·적금 통장과 다르게 제작해 노인들이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암을 제외한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뇌졸중 등 만성질환 보유자를 위한 보장성 보험상품 출시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만성질환 관련 보장성보험이 적은 데다 가입 요건도 까다로워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 보험사들이 임신질환 관련 보험상품을 내놓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대다수 실손의료보험이 임신, 출산 관련 치료비를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임신질환 치료비(정상분만, 난임치료비는 제외)를 보장하는 별도 보장성보험을 출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을 위한 금융서비스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금융사들이 내년 상반기부터 점포별로 장애인 응대 요령을 숙지한 직원 1명 이상을 배치하도록 권고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방식의 민원 접수·회신방식을 도입하고, 청각·시각장애인이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통신중계서비스를 활용해 화상이나 수화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밖에 금감원은 은행들이 내년 2분기부터 중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된 외국인 전용 금융상품안내서와 정보제공동의서를 제공하도록 했다. 올 하반기부터 외국인 사망자를 위한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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