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거래 판쳐도…온라인 장터는 '무법지대'

입력 2015-09-21 19:07  

"부르는 게 값"…추석 승차권·콘서트·고궁 표까지 정상가의 최대 10배

아이돌 출연 뮤지컬 100만원…팝스타 공연도 2~3배 예사
티켓사이트서 버젓이 거래돼
오프라인과 달리 인터넷선 법 적용 받지않아 처벌 못해
단속법안 2년째 국회서 '낮잠'



[ 김보영 / 고재연 기자 ] 직장인 서아린 씨는 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록스타 본 조비의 내한공연 표를 사기 위해 각종 관람권을 거래하는 사이트인 ‘티켓베이’를 찾았다. 이미 동난 지 오래인 앞줄 스탠딩석 표가 거래물품으로 올라와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VIP석(앞줄 스탠딩석) 판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공식 사이트에서 16만5000원에 팔리던 표는 어느새 35만원으로 둔갑해 있었다.

○온라인 암표 거래 기승

각종 관람권, 입장권 등에 웃돈을 받고 파는 암표 거래가 인터넷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7일과 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세계적 팝스타 마룬5의 공연 관람권은 13만2000원짜리 스탠딩석 표가 인터넷에서 1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국내 스타가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의 암표 가격도 치솟고 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준수가 나온다는 이유로 14만원짜리 관람권이 100만원에 팔린 사례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는 뮤지컬 ‘인더하이츠’도 고가에 암표가 거래되면서 관람권 양도 사기 피해가 잇따랐다.

고궁 특별관람 행사인 경복궁·창경궁 야간 개장과 창덕궁 달빛기행도 갈수록 인기가 치솟으면서 정상가의 최대 열 배에 달하는 암표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3000원 표가 3만원짜리로 둔갑하는 식이다. 추석을 앞두고 코레일의 KTX 암표도 극성이다. 4만3500원인 서울~동대구 간 KTX 일반석이 11만원에 재판매되고 있다.

○공연기획사 “이미지만 나빠져” 울상

암표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3조2항으로 처벌할 수 있다. 흥행장·경기장·역·나루터·정류장 등 요금을 받고 입장·승차·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표를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에겐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을 물릴 수 있다.

문제는 온라인 암표는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 인터넷은 암표 단속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관람권 등을 현장에서 주고받는 행위는 바로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지만 온라인의 암표 거래는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요즘엔 암표 거래가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정희수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13년 발의한 ‘경범죄처벌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온라인 암표도 단속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같은 당 이상일 의원이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온라인 암표 거래 단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5~10배의 암표 거래가 횡행하는 공연의 기획사와 홍보담당자들은 울상이다. 해외 스타들의 무대를 잇따라 기획하고 있는 한 국내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해서 공연기획사나 가수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것도 아닌 데다 이미지만 나빠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자 문화재청은 고궁 관람권과 신분증을 대조하며 암표를 적발하고 있다. 뮤지컬 ‘인더하이츠’ 기획사도 관람권 온라인 발급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한 뒤 수령하도록 하고 있다.

김보영/고재연 기자 wing@hankyung.com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2015 한경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개막..실시간 매매내역,문자알림 서비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