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호주 오피스빌딩 투자 검토
국내선 종로·수송타워 매각 협상
[ 이현진 기자 ] 마켓인사이트 9월21일 오전 4시29분
오피스빌딩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삼성생명이 국내 부동산 자산은 팔고, 해외 부동산 자산은 담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국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과 5000억원을 출자하고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 펀드는 독일과 호주 중심 지역의 오피스빌딩 2~3곳을 후보로 놓고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 펀드는 지난 13일에도 미국 시카고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BMO해리스은행 본사 건물을 38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각각 21층, 23층, 38층짜리 빌딩 3개로 구성된 복합 건물로 연면적은 10만㎡에 달한다.
반면 보유 중인 국내 오피스빌딩은 매각 중이다. 삼성생명은 서울 동교동에 있는 ‘동교동빌딩’을 지난달 미국계 투자회사인 인베스코에 팔았다. 서울 종로의 랜드마크 건물인 ‘종로타워’와 ‘수송타워’도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 매각을 협의 중이다.
2020년부터 부채를 장부가격 대신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험사의 대표적인 투자 자산은 부동산과 주식이다. 적용하는 위험계수가 높아 쌓아야 하는 요구자본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해외·대체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부동산 자산을 팔아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은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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