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4개 계열사 통합…여의도에 첫 복합점포 열어
연내 두 곳 추가로 개설
[ 이태명 기자 ]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사진)이 한 점포에서 은행과 증권사 상품은 물론 손해·생명보험 상품까지 판매하는 복합점포를 열었다. 소비자가 한곳에서 예·적금과 주식, 종신보험, 자동차보험까지 한 번에 거래할 수 있는 신개념 점포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그룹 내 계열사 간 통합영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윤종규 회장의 ‘금융백화점 전략’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내 첫 금융백화점
KB금융은 24일 은행·증권 복합점포로 운영하던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을 추가로 입점시킨 신개념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국내 금융권에서 은행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까지 아우르는 복합점포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같은 사무실에서 서로 다른 금융업무를 볼 수 없다’는 칸막이 규제를 푼 이후 주로 은행+증권 결합형 복합점포에 집중했다. 금융위가 지난달 은행+증권 복합점포 ?보험을 추가하는 것을 허용한 뒤 농협금융이 은행+증권+생명보험 결합형 복합점포(서울 광화문지점)를 냈지만 손해보험까지 합친 복합점포는 나오지 않았다.
KB금융이 선보인 새 점포는 두 개층에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이 함께 들어선 형태다. 1층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이, 2층엔 증권이 입점했다.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은 이 점포에 재무설계와 계약심사 담당 직원 두 명씩을 배치했다.
네 개 계열사가 한곳에 있는 만큼 업무 영역도 다양하다. 은행과 증권사를 찾은 고객에게 예·적금, 펀드, 주식 등을 교차 판매할 수 있고 은행에서 파는 방카슈랑스 외에 종신보험도 팔 수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도 가능하다.
KB금융은 여의도에 이어 연내 두 곳의 신(新)복합점포를 추가 개설할 방침이다. 고액자산가 등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이 많은 강남권과 기업고객이 많은 수도권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윤종규의 시너지 전략 ‘속도’
신 복합점포는 윤 회장의 계열사 통합영업 전략의 하나다. 윤 회장은 지난 6월 말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여럿 추진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 7월 내놓은 ‘자동차금융패키지’다. 이 상품은 은행, 캐피털, 카드, 손해보험 계열사의 개별 상품에 다른 계열사 상품 혜택을 얹어주는 것이다.
같은 달 선보인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도 통합영업을 위한 상품이다.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협력 ?은행 거래고객에게 카드 포인트 적립 혜택을 더 주고,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를 낮춰준다. KB금융 관계자는 “통합영업으로 ‘1+1=3’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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