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고(故) 최영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명예교수가 생의 마지막에 전 재산을 모교에 기부하고 시신마저 해부학 연구에 기증한 소식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이 일고 있다.
24일 오전 9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최 교수는 대장암으로 지난 22일 7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면서 재산 10억원을 연세대 백양로 재창조 사업에 기부했다. 또 의학 연구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며 육신마저 모교 의과대학에 맡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연세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후학 양성과 유전학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최 교수가 모든 재물과 육신을 후학 양성을 위해 내려놓았다는 소식에 숙연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은 1962년 연세대 생물학과에 입학해 모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1971년 찰스 다윈 등 유수 생물학자들이 거쳐 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4년부터 2010년까지 35년간 연세대 교수로 생물학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해왔다. 한국유전학회와 한국동물학회 이사 등을 거쳤지만 단 한 번도 회장을 지낸 적이 없었다. ‘감투’에 취하는 것을 경계하고 연구에 몰두하면서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최 교수는 2005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10년에 걸친 긴 힘든 투병생활 끝에 겸허하게 생의 마지막을 맞았다. 동료 교수들은 “낮에는 전기요금을 아낀다며 연구실 불을 켜지 않은 채 창가로 드는 햇빛으로 책을 읽고,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만큼 검소한 학자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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