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연내 금리인상 기대" 한다지만…월가선 "내년쯤 올릴 텐데"

입력 2015-09-25 16:56  

신뢰 잃어가는 미국 Fed

매사추세츠대서 강연
"저유가·강달러는 일시적, '2%대 물가'로 다가갈 것…경제 지표도 괜찮은 편"
WP "Fed, 계속 말 바꿔…금리인상 내년으로 미뤄도 전혀 놀랄 일 아니다"
손성원 "연내 인상 힘들 것"



[ 워싱턴=박수진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4일(현지시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재확인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앰허스트에 있는 매사추세츠대에서 1800여명의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은 것으로 (경제지표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지표 좋다”

옐런 의장은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저조한 물가상승률과 글로벌 경제 둔화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Fed는 2008년 12월부터 6년9개월째 제로 수준 금리(연 0~0.25%)를 유지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경기와 관련해 월간 일자리 창출 건수 등을 거론하며 “나를 비롯해 FOMC 위원들은 노동시장을 포함한 경제지표들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말했다.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낮은 물가에 영향을 준) 저(低)유가와 강(强)달러 등의 요인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점차적으로 Fed가 목표로 하는 2% 물가상승률에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의 또 다른 걸림돌인 중국 등 신흥국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경제 둔화가 미국의 금리정책 방향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대다수 FOMC 위원은 금리 인상에 공감하고 있으며 조건이 충족된다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작해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 여건이 놀랄 정도로 바뀐다면 우리의 판단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시장은 일단 옐런의 발언을 금리 인상 기조 재확인으로 해석했다. 24일 그의 발언 직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전날보다 강세로 돌아섰다.

○“내년으로 늦춰도 놀랍지 않다”

언론의 반응은 달랐다. 워싱턴포스트는 “Fed가 2012년부터 수차례 금리 인상 시기와 조건을 바꾸면서 인상을 늦춰왔다”며 “내년으로 인상 시기를 늦추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옐런 의장이 아직 연내 금리 인상을 얘기하지만 월가 투자자 중에선 35%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도 “최근 미국의 물가 수준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단기간 내 방향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연설 도중 기침을 하고, 읽던 원고 대목을 놓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 예정 시간보다 빨리 “내 생각엔 여기서 (강연을) 끝내야겠다”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친 뒤 대학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았다.

미셸 스미스 Fed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옐런 의장이 오랜 시간 강한 조명 아래에서 연설하다가 탈수 증상을 보여 대학 응급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며 “이후 상태가 나아져 예정된 저녁 스케줄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CNBC는 이날 옐런 의장의 후임을 거론하는 기사를 인터넷판으로 올렸다가 몇 시간 만에 내리는 해프닝을 빚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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