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은 총선 겨냥한 '선거쇼'를 혁신이라 부를텐가

입력 2015-09-25 17:14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수습되기는커녕 날로 심해지는 양상이다. 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인적 쇄신안에 비주류 인사들이 대거 반발하며 일부는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 윤리심판원장인 안병욱 교수까지 “당의 윤리잣대에 일관성이 없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말 그대로 지리멸렬이다.

새정치연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혁신위원회의 쇄신안부터 문제다. 제대로 된 쇄신이라면 당이 그야말로 환골탈태하는 그런 모습을 담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쇄신안은 주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일종의 ‘선거쇼’에 그쳤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혁신위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권고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빅매치를 요구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전직 당 대표들에게 열세지역에 출마하라거나 불출마 용단을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특정 개개인을 겨냥해 조치를 취한 것도 적절치 않다. 무엇보다 당의 정체성을 거론하며 쓴소리를 한 조경태 의원은 해당(害黨) 행위자로 지목하고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정청래 의원은 사면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누가 봐도 쇄신에 역행하는 조치다.

새정치연합이 선거에서 연패하고 있는 것은 흥행에 실패해서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한 번도 수권정당으로서 국가를 이끌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어서다. 종북 세력과의 모호한 관계로 정체성 자체를 의심받아 온 것부터 문제다. 경제가 어떻게 되든, 반(反)기업 반시장 정서를 부추기며 온갖 기업규제에만 매달려 온 것도 민심을 등지게 했다.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것도 그대로다. 그런데도 선거를 겨냥한 흥행쇼를 쇄신안이라고 내놓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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