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 또 유찰…서울시-강남구 싸움에 삼성동 개발 잇단 지연

입력 2015-09-25 18:04  

[ 김진수 기자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부지 매각을 위한 공개 입찰이 또다시 유찰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의료원 부지와 인접한 옛 한전부지 땅값을 완납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으로 변전소 이전 작업이 지연돼 내년 착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인허가 리스크’가 높아진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지난 15~24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재산 공개 재매각 이후 유효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25일 발표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지난달 첫 매각입찰 때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삼성그룹과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그룹은 응찰하지 않았고, 삼성도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아 참여가 무효 처리됐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토지 3만1543㎡와 건물 9개 동(전체면적 2만7743㎡) 규모로 감정평가기관의 매각 예정가격은 9725억원이다.

서울시가 동남권 국제복합교류지구 조성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이 8만㎡에 이르는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하고, 삼성그룹도 2011년 1만㎡ 규모의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인수한 바 있어 바로 옆에 있는 서울의료원 부지도 쉽게 팔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최대 400%로 제한되고 전체 공간의 50% 이상을 관광숙박 또는 문화·집회 시설 樗막?채워야 하는 등 사업성에도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한전 부지의 인허가가 공공기여금(지방자치단체 기부채납) 사용방법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 간 다툼으로 계속 지연되는 등 사업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도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각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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