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취자 응급센터, 경찰-병원 '윈윈효과'

입력 2015-09-30 01:29  

치안인력 낭비 줄이고 안전사고 예방도


[ 오경묵 기자 ] 대구경찰청과 대구의료원이 함께 광역시 가운데 처음 설립해 운영 중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경찰력 낭비를 줄이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방경찰청(청장 이상식)은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지난해 10월 문을 열어 이달 29일까지 11개월간 1400여명의 주취자를 보호·치료하는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주취자를 발견하거나 신고가 들어오면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보호하지 않고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에 즉시 인계함으로써 빠른 치료·보호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김한탁 생활안전과장은 “주로 심야시간대에 나오는 주취자를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보호할 경우 엄청난 경찰력 낭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부상당한 주취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기피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일도 종종 있다”며 “경찰과 의료센터 간 협업으로 경찰, 소방관, 의료기관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한 주취자가 입술이 찢어지고 피를 흘리며 의식 없이 쓰러져 있는 것을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주취자라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당했다. 이 환자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받아 생명을 구했다.

대구동부소방서 119구급대 관계자는 “응급의료센터에 경찰관이 상주해 일반 병원보다 주취자 인수가 원활하고 인적사항 파악, 보호자 연락 등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대구의료원의 한 의사는 “경찰관 배치 장소인 응급실뿐만 아니라 입원실 등에서 주취자가 난동을 부릴 경우 바로 제지해 병원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는 지난해 10월 광역시 가운데는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경찰과 의료센터 간 협업 성공 사례로 알려지면서 작년 11월엔 인천지방경찰청이 인천의료원에, 올 7월엔 울산지방경찰청이 중앙병원에 센터를 열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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