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UHD TV 패널 대만 AUO에서 조달해 사용
갤럭시S6 배터리 1개로 줄여…납품하던 삼성SDI도 타격
LG유플러스, 아이폰 판매로 LG전자 스마트폰 매출 부진
빔프로젝터도 각각 출시
[ 김현석/송종현 기자 ] 전자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계열사들 사이에 협업보다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계열사 여부를 따지지 않고 경쟁력 있고 값이 싼 기준으로 부품을 고르고 있다. 삼성과 LG그룹 계열사들은 모 회사와 경쟁하는 관계인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상호 의존도가 강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식의 거래 관행에 금이 가고 있다. 모회사나, 계열사나 실력으로 승부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말했다.
삼성전자, 싼 부품이 최고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TV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최근 50인치 SUHD TV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패널은 대만 AUO 제품이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생산라인에서 48인치와 55인치, 65인치를 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가 50인치 TV를 집중 마케팅하는 건 패널 값은 48인치 패널과 비슷하지만, 50인치대라는 장점이 소비자에게 부각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이 어렵다 보니 삼성전자가 값이 싸거나 마케팅하기 쉬운 패널을 중국 대만 등에서 사서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0인치와 80인치 초대형 패널은 일본 샤프에서, 40인치 이하는 중국 BOE 등에서 주로 조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율은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2년 분사된 뒤 삼성전자에 대한 납품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지난해 갤럭시S6를 내놓으며 메탈 커버를 채택한 것도 제일모직(현 삼성SDI)과 삼성SDI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제일모직은 갤럭시S1부터 꾸준히 플라스틱 커버를 납품해왔다. 금속 느낌을 내기 위해 연구개발(R&D)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메탈 커버 제작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해 밀링머신을 사들이면서 플라스틱 커버는 갤럭시S 시리즈뿐 아니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부분에서 사라지고 있다.
각형 배터리를 납품하던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메탈 커버 스마트폰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어 각형이 아닌 폴리머 배터리가 들어간다. 유연해 모양을 맘대로 만들 수 있어서다. 기본 제공하는 배터리 개수도 2개에서 1개로 줄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삼성SDI 매출에서 특수관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5%로 지난해(49.62%)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삼성SDI는 올초 각형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폴리머로 전환했다.
경쟁 제품도 내놓는 LG전자·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아이폰(아이폰6)을 출시한 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각자 길을 가고 있다. LG유플러스로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LG전자 단말기 매출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LG전자는 지난 5월 KT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기능이 내장된 일체형 PC ‘올레TV 올인원’을 출시했다. KT는 휴대폰 IPTV 등에서 LG유플러스와 경쟁하는 회사다.
두 회사는 빔프로젝터에서도 경쟁한다. LG전자가 지난 10일 와이파이용 초단초첨 미니빔 프로젝트를 내놓자, LG유플러스는 22일 LTE 모듈이 내장된 빔프로젝터 ‘에스프로2플러스(Spro2+)’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LG전자를 뒤쫓고 있는 중국 ZTE가 생산한 것이다.
삼성의 보안회사 에스원은 최근 초광대역 주파수로 사람 동작을 감지하는 UWB(ultra wide band) 센서를 일본 옵텍스에 공급했다. 옵텍스는 에스원의 일본 제휴처인 세콤(지분율 25.65%)과 경쟁하는 회사다. 수출을 위해 1대 주주의 경쟁사와 손잡은 것.
에스원은 또 이 센서를 앞세워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가전회사와 손잡고 TV 에어컨 등에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는 아니지만, LG화학은 한때 같은 그룹에 속했던 GS건설과의 카자흐스탄 석유화학플랜트 공사 계약을 지난 5월 해지했다. 지난해 GS건설 매출의 16.4%에 해당하는 1조5238억원짜리 프로젝트다. 유가 하락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져서다.
재계 관계자는 “긴 불황에다 IoT 전기자동차 등의 등장으로 기존 산업 영역마저 무너지며 불확실성이 커져 각자도생하는 사례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 척?
김현석/송종현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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