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1부터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90점 넘으면 모두 1등급

입력 2015-10-0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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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만 13만명…수험생의 4분의 1 육박

영어 변별력 사실상 사라져
9월 모의평가 90점 이상 23%…현 3등급도 절대평가땐 1등급
학교선 영어수업 비중 줄고 수학·국어 사교육 늘어날 수도



[ 임기훈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영어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수학과 탐구영역의 사교육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게 되는 2018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현행처럼 9개 등급으로 나뉘지만 10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도록 했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을 받는다. 현행 상대평가에서는 상위 4%까지가 1등급, 11%까지가 2등급으로 나뉘어 1점이라도 더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현재는 성적표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표기해 학생에게 배포하지만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등급만 표시한다. 교육부는 “고교 현장, 대학입학 관계자, 영어 및 평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기존 수능 점수체계와 잘 조화되는 9등급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며 “절대평가를 도입하?점수를 1~2점 더 받으려고 학생들이 벌이는 불필요한 경쟁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전망과 달리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이전 단계에서의 영어 사교육과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수학 사교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2015학년도) 수능에서 원점수 기준 90점 이상 수험생은 15.6%(9만664명)로 현행 상대평가에서는 1~3등급으로 나뉘었지만 절대평가 기준으로는 모두 1등급이 된다. 2016학년도 9월 모의수능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은 23.3%(13만902명)로 수험생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점수 분포가 촘촘하게 나타나면 국어와 수학 점수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고등부 수학 사교육 시장이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역시 “일선 고교에서도 국어, 수학, 탐구 수업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영어와 2017학년도부터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필수과목 한국사를 제외하면 2018학년도 수능 나머지 과목은 2017학년도와 같다. 한국사는 만점이 50점이고 20문항이 출제된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9등급으로 평가하고 개인별 성적표에는 등급만 표기된다. 국어는 45문항이며, 수학은 문·이과로 나뉘어 30문항이 출제된다. 국어의 수준별(A·B형) 시험은 2017년부터 폐지된다.

사회·과학·직업탐구는 수험생 본인이 선택한 영역에서 두 과목을 응시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은 한 과목만 치를 수 있다.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제2외국어, 한문은 상대평가가 적용된다. 2018학년도 수능시험일은 2017년 11월16일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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