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송복 편저 '통합, 누구와 어떻게 할 것인가'
용어는 정확한 정의를 바탕으로 올바르게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감성적 어감을 바탕으로 사회를 혼란시키는 용어가 판을 친다. ‘사회통합’이란 용어도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용어 중 하나다. 일단 사회통합은 좋은 어감을 주므로, 누구든지 이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특히 모든 이념 진영에서 사회통합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얘기한다. 그러나 이들이 사회통합을 얘기할수록 우리 사회는 더 분열되고, 대립각도 더 날카로워진다. 자신은 통합을 원하지만, 다른 진영은 반통합 세력이므로 통합되지 않는다는 논리가 판친다. 심지어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는 종북인사들도 사회통합을 내걸고 정의사회를 부르짖는다. 통합이란 용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더 분열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정체성 버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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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통합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통합에 앞서 우리 사회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함을 보여준다. 통합은 절대적 목표가 될 수 없다. 단순히 물리적 통합이 목표라면 사회 정체성을 버리고 통합하면 된다. 대표적인 예로 통일을 들 수 있다. 우린 분단국가에 살면서 통일을 얘기한다. ‘통일이 소원’이라고까지 노래한다. 통일 자체가 목표라면, 북한에 대한민국을 바치면 쉽게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자유주의 국가를 토대로 한 통일이지, 자유주의를 버리면서 통일하자는 것이 아니다. 즉 통일의 정체성이 우선해야 한다. 통합도 마찬가지다. 통합의 기본 정체성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다. 이를 버리면 통합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통합을 얘기하면서 배제논리의 정당성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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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적 통합은 말만 그럴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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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정체성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다. 따라서 통합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는 정책수 騈繭?해도 통합의 정체성인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면, 통합이란 이름을 통한 체제의 퇴보다. 우린 통합을 얘기하면서, 통합의 정체성인 시장경제를 왜곡시킨다. 대표적인 예가 소득계층 간 통합을 얘기할 때다. 경제적 강자와 약자 간 통합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경제적 강자가 약자를 도와주면, 소득 계층 간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경제적 강자가 자발적으로 자선 및 기부행위를 펴면 전혀 문제가 없고 통합으로 가는 효과적인 길이다. 그러나 우린 정부가 강제적으로 소득계층 간 격차를 좁히려 한다. 경제적 강자에게 높은 세금으로 뺏고, 경제적 약자에게 무조건적 복지로 도우려 한다. 기부와 세금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기부수준이 높으면 통합이 쉽게 이뤄지지만 세금이 높으면 분열이 가속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관념적으로 생각하고 세금과 복지로서 통합을 이루려는 정책노력이 정치권과 관료들 사이에 팽배하다.
조급증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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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처럼 얘기하기 쉬운 용어가 없지만, 통합처럼 확실한 논리를 가지지 않으면 왜곡되기 쉬운 용어도 없다. 개인보다 집단에 가치를 두는 집단주의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반체제 인사들은 통합을 얘기하기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통합에는 미움이 있고, 분열이 있고, 싸움이 있다. 그들이 얘기하는 통합은 통합이 아니다. 진정한 차원의 통합은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약간의 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자는 우리 주위에 있는 많은 대중 영합적 선동가로부터의 예방주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진권 < 자유경제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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