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대한민국 대차대조표…미래 자산이 안 보인다

입력 2015-10-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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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대한민국 미래없다…기로에 선 대한민국

경직성 복지비용 가파른 증가
가계·기업·정부 빚 '사상 최고'

기업 혁신 가로막는 '우발채무'
포퓰리즘 리스크도 점점 커져

한국 이끌어 온 유무형 자산
어느 순간 부실 자산 될 수도



[ 허란 기자 ] 섣부른 비관도, 막연한 낙관도 어렵다. ‘(주)대한민국’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모든 것이 경계선상에 있다. 왼쪽 차변(借邊)에 지난 수십년간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일군 값진 자산들이 알토란처럼 쌓여 있지만 오른쪽 대변(貸邊)엔 침체와 부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대차대조표는 한 기업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회계보고서다.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이 전문가 자문을 받아 작성한 (주)대한민국의 대차대조표 역시 우리 경제의 성장 탄력성과 지속 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 경제 자산 건전성 뛰어난 편이지만…

우리 경제의 자산 건전성은 뛰어난 편이다.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계량화가 어려운 기업 재고자산을 빼더라도 2000조원이 훌쩍 넘는다. 기업 재고자산의 경우 삼성전자만 지난 6월 말 현재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고정자산 중에 토지 주택 생산설비 사회간접자본(SOC) 승용차 등의 유형자산도 다른 신흥국 수준을 넘어선다.

최대 자산은 무형자산이었다. “이봐, 해봤어?”로 대변되는 한국의 기업가 정신은 전 세계가 칭송해 마지 않는 ‘한국의 기적’을 일군 젖줄이었다. 여기에 한국은 개발도상국 중에 산업화-민주화-정보화로 이어지는 ‘트리플 크라운’을 동시에 일군 유일한 나라다.

인적 자산은 또 어떤가. 이공계 기피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지만 한국의 이공계 대학 졸업자 비율은 세계 1위다. 절대적인 숫자로 미국 등에 밀릴지는 몰라도 인구 대비 비율은 여전히 최고다. 특히 한류와 비보이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역동성은 미래의 큰 자산이다. 빅뱅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중국 동남아를 넘어 미국 유럽으로 내달리고 있다.

미래 손익계산서는 그다지 밝지 않아

하지만 (주)대한민국의 미래 손익계산서는 그다지 밝지 않다.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 3대 주체의 부채는 매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부채의 질이 나빠지는 점이 문제다. 일자리 증가세 정체와 실질소득 감소,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저금리라는 ‘마약’과 결탁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높게 평가하는 국가의 재무건전성 또한 경직성 복지비용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기업 혁신을 저해하는 우발채무(잠재부채) 리스㈄?커지고 있다. 민주화라는 이정표는 포퓰리즘적 대중민주주의 길로 들어서면서 정치를 타락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제조업 약화는 1만6000여개 수출 개미군단의 생존과 진격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를 돌파할 정부의 리더십 부재도 우려스럽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향후 (주)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유무형 자산들은 어느 순간 부실 자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 쌓아 올린 자본의 존립기반도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15년 (주)대한민국의 대차대조표는 생로(生路)가 몇 갈래 남지 않은 지뢰밭을 보는 느낌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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