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15년 9월19일 토요일 이른 아침. 홍은동 벽산아파트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따라가보니 아파트 경로당에 모여 송편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엿보였다.</p>
<p>추석을 맞아 조금 일찍 송편 빚는데 동네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호박송편, 쑥송편, 백년초 송편, 쌀 송편 등 다양한 송편을 만들며 오랜만의 여유로움과 다정함이 보였다.</p>
<p>삼삼오오 나온 주민들은 처음 보는 주민들과 시간이 없어 자주 만나지 못한 이웃들도 함께 나와 송편을 빚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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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편을 처음 만들어 보는 학생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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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이 함께 추석 송편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p>이곳 사람들은 송편빚기를 함께 하면서 명절 덕담과 세시 풍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로와 효사상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교실이 따로 없었다.</p>
<p>함께 만든 송편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새터민 가족들과 독거 어르신들에게 나눠 준다. 모두가 마음을 나누며 송편을 빚는 모습이 사람 사는 마을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p>
<p>"송편을 처음 만들 때는 모양도 잘 안 나오고 했는데 계속 만드니 재밌다. 또 모양이 잘 나오면 기분이 좋다. 주민들과 함께 만드니까 기쁘고 즐겁다."</p>
<p>정원여중 2학년에 재학중인 이재희 학생의 말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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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의 정성이 담긴 송편을 독거 어르신과 새터민에게 나눠준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p>일반적으로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특성상 공동체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거 공간이다.</p>
<p>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점점 개인적인 생활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파트만큼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지니고 공동체 관계마을을 형성해 주민들과 협력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기 좋은 공간도 없다.</p>
<p>층간 소음문제 등 아파트의 갈등을 해결하고 이웃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이 절실한 이유다.</p>
<p>이번 사업을 통해 이곳 사람들은 주변 환경을 돌아보며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우리 마을 환경체험으로 북한산 자락길 걷기와 실락어린이공원과 아파트 주변에 나무이름표 달기를 함으로써 나무와 마을에 애착심을 갖고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가지게 됐다는 평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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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 주는 마을사람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
<p>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체형을 바로 잡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주민강사를 초대해 인성교육을 하고 부부 간의 소통문제는 물론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시작했다.</p>
<p>벽산아파트마을공동체는 2013년 마을사업의 일환으로 '텃밭 가꾸기' 행사를 열어 나무상자를 만들어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채소를 심어 나눠먹고 있다.</p>
<p>또한 자연학습장으로 이용하면서 주민들이 직접 가꾸어 먹는 건강한 먹거리로 이웃간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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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자 텃밭 가꾸기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p>초·중·고교생은 물론 대학생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아파트에 어떤 식물들이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이웃들과 그림을 함께 그리고 있다. 서툰 손으로 열심히 그리는 주부에게 다가가 물었다.</p>
<p>"그림을 처음 그리는데 연필 깎는 것과 연필 잡는 법을 새롭게 배우니 초등학생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고 학생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좋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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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 줄긋기부터 배운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p>또한 환경체험으로 마을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고, 이웃과 함께 송편을 빚으면서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가 서로의 벽을 허물어 나가는 모습에서 건강한 마을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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