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안보…목소리 커지는 '우파 청년단체'

입력 2015-10-06 19:09  

"기득권 노조가 청년 일자리 빼앗아" "좌편향 교육·종북활동 반대"…

우(右)클릭 행보 나선 대학생들

"천안함·광우병 유언비어 등 좌파 주장 바로잡으려 조직"

가입자 8천명 대학생포럼 등 청년단체 10여개 활발한 활동
한양대엔 '애국…' 동아리까지

좌파단체와 곳곳서 충돌도



[ 김동현 기자 ] 최근 경희대에서는 ‘일반생물’ 강좌에서 ‘이승만의 공금횡령 사건과 이승만이 진정한 독립운동가였는지에 대해 본인의 견해를 밝히라’는 과제가 나와 논란이 됐다. 해당 교수가 수강생에게 “개인적인 교육 방침에 동의할 수 없는 학생은 수강신청을 변경하라”는 등 고자세로 나오자 대학생 우파 운동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은 과제를 낸 교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해당 과제물은 취소됐다.

2010년을 전후해 우파운동을 내건 청년단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는 주요 우파 청년단체만 10여개다. 5, 6년 전까지만 해도 청년운동은 사실상 좌파성향 진보단체들의 독무대였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출범한 대학생포럼에는 전국 각지 대학생 8000여명이 가입해 있으며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은 회비를 내는 정회원을 100명 이상 두고 있다. 지난 7월 청년이여는미래에서 진행한 비무장지대(DMZ) 자전거 캠프에는 100여명이 참가했다. 청년이만드는세상, 스토리K 등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좌파활동에 대항해 활동 나서

이들 단체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좌파성향 운동단체들에 대한 반감이 운동을 시작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명 대학생포럼 대표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대중을 선동하는 좌파단체를 보고 대항 세력이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듬해 조직했다”고 했다.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좌파단체를 중심으로 대학가에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걸 보고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동근 청년대학생연합 대표는 “청년의 미래가 걸린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이 좌파단체들의 저항에 부딪혀 좌절될까 우려돼 지난해 조직했다”고 설명했다.

조직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청년대학생연합은 상근자 10여명이 합숙을 하며 생계를 해결한다. 사무실 위층에서 숙식하며 생활비는 올해 5월 법인 등록을 한 인쇄업 등으로 충당한다. 김 대표는 “항상 같이 생활하니 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한양대 유니콘블루는 대학 학술 동아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을 주도한 이웅희 경영학과 교수 등 10여명의 교수와 20여명의 학생이 매주 독서 토론을 하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북한 비판 책 배포 등 다양한 활동

청년대학생연합은 지난해 말부터 매달 한 차례 서울시 정?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가 서민 경제에 피해를 준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하기도 한다.

청년이여는미래는 파독 광부, 경부고속도로 건설 감독관 등 16명의 사연을 묶어 ‘젊은날의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펴냈다. 대학생포럼은 북한 정권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소설 ‘평양의 영어 선생님’을 수년간 전국 고등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 “종북 논란 끝에 강제출국된 신은미의 책이 일선 학교에서 읽히는 현실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종철 스토리K 대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때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1990년대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좌파 학생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던 그는 “통진당이 종북 성향이 강해지게 된 과정을 증언했다”며 “반대쪽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됐다”고 했다.

활동 과정에서 좌파단체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신 대표는 “2012년에 건국대에서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강연회를 하려고 장소까지 빌렸는데 좌파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막으려 해 말다툼 끝에 어렵사리 열었다”고 전했다. 대학생포럼도 2011년 ‘반값등록금’ 반대 시위를 하다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학생들과 충돌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연대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10일 노동개혁과 관련해 “국회와 기득권 노조가 청년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이 시작이다. 신 대표는 “합의안이 나왔지만 입법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한 만큼 노동시장 개혁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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