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위안화가 처음으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세계 4위 거래통화로 부상했다.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무역 투자 등의 각종 경제활동을 할 때 엔화보다 위안화를 더 많이 사용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지난 8월 세계 전체 지급결제에서 중국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79%로 일본 엔화(2.76%)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고 7일 발표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44.82%), 유로화(27.20%), 영국 파운드화(8.45%)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의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에 비춰보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3년 새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의 거래 비중은 2012년 8월까지만 해도 0.84%로 세계 12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3년간 홍콩 달러화, 스위스 프랑화, 캐나다 달러화 등을 차례로 추월했다.
위안화의 거래 확대는 중국 정부가 2010년부터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의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서도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역외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을 지정했고, 지난달에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 중국 본토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 밖에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도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SWIFT는 8월에 위안화가 엔화를 제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주식시장 및 외환시장 불안과도 적잖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스트리드 토슨 SWIFT 이사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 절하 조치로 인한 위안화 약세와 상하이증시 급락으로 8월 하순에 위안화를 이용한 금융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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