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청와대 일자리위원장 맡아
[ 백승현 기자 ] “노동개혁이 힘들고 지난한 과정인 줄은 알지만 이럴 때 (중립적인) 학자들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중립적인 입장을 지킬 것이지만 정부에 대해서는 싫은 소리를 좀 할 겁니다. 노사관계는 정부의 정책·예산 뒷받침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산하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송위섭 아주대 명예교수(72·사진)의 말이다. 지난 7일 노사정위에서 만난 송 교수는 기자의 축하 인사에 “(얼마나 힘들어질 텐데) 위로를 해줘야지”라고 받아넘겼다.
노사정위는 지난달 15일 노·사·정 대타협 직후 후속 논의를 위해 노동개혁특위를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송 교수는 한국노사관계학회 회장,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낸 경제학자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노사정위 공공부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송 교수가 노동개혁 특위를 맡게 된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동부 장관이었던 김대 ?노사정위원장이 신설되는 대통령자문기구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송 교수를 추천했다.
일자리위원회는 외환위기 극복 후 노동시장 중장기 전망 및 일자리 정책의 방향을 찾기 위해 설립한 대통령 자문기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송 교수는 당시 전국 각지에 고용지원센터를 뿌리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용지원센터는 실업급여, 취업알선, 직업능력 개발 등을 지원하는 곳으로, 현재 일자리와 복지 행정을 원스톱 서비스하고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모태다.
“고용지원센터 정착 등 고용 측면에서 평가받을 만한 일을 하게 한 사람이 김 위원장이었지요. 그런 사람이 특위를 맡아달라고 요청하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습니까. 빚 갚으러 온 거지요. 김 위원장은 국회·정부를 대상으로 큰 그림을, 저는 대타협 이후 후속 논의를 맡아 잘 마무리할 겁니다.”
송 교수는 학자로서, 또 노동개혁 중재자로서 ‘중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학자들이 학교에만 있는 것보다 중요한 고비 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노사관계는 당사자 둘을 앉혀놓고 합의하라고 하면 그건 불가능한 겁니다. 공익위원 입장에서 중재자가 필요한 이유지요. 게다가 아직은 우리나라가 나이든 사람을 예우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저처럼 머리 희끗희끗한 사람이 하면 좀 낫겠지요.”(웃음)
송 교수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노사정위 노동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1년 임기를 시작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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