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도서관은 문화융성의 토대…첨단 운영기법 공유해 미래상 찾을 것"

입력 2015-10-08 18:36  

전국도서관대회 여는 곽동철 한국도서관협회장

30년 뒤 협회 창립 100주년…이번 대회서 발전 방향 제시
도서관 행정체계 일원화보다 낙후된 곳 수준 향상이 우선



[ 박상익 기자 ]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국도서관협회 창립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70년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30년 후 맞이할 100주년에 한국 도서관과 협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는 21~2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전국도서관대회에서도 도서관 100주년을 위한 아젠다를 개발하고, 미래 도서관의 방향을 설정, 제시하기 위한 특별 세미나를 열 계획입니다.”

곽동철 한국도서관협회장(60·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전국도서관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도서관협회가 주최하는 전국도서관대회는 1962년 처음 시작해 올해 52회를 맞는다. 전국 도서관들이 모여 새로운 기술 습득, 우수 사례 교환 등을 통해 도서관의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는 인천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21~24일 열린다. 공공·대학·전문도서관 등 579개 도서관과 관계 기관에서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서울 반포동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곽 회장은 “정부는 국가 문화융성 차원의 도서관 중·장기 발전 정책을 발표하고 협회는 앞으로 30년간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다”며 “최근 도서관마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인문학 강좌 정보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우수사례 발표·세미나 등을 통해 도서관인이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 개발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탐구하는 일종의 베이스캠프라고 할 수 있어요. 협회는 특별 세미나와 함께 창립 70주년을 맞아 ‘한국 도서관 운동의 역사를 만나다’란 주제로 북토크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4월 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7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곽 회장은 9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그는 “관종별, 소속별로 나뉜 한국 도서관계의 최우선 과제는 ‘소통’”이라며 “임기 동안 누구나 자기 의견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도서관 행정체계 일원화 추진과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도서관 민간 위탁운영 문제는 도서관계의 뜨거운 논쟁거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와 교육청으로 나뉜 공공도서관 행정 체계를 일원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던 공공도서관을 민간에 위탁하는 문제도 ‘부실화’ 논란을 빚고 있다. 곽 회장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도서관법과 시행령이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도서관이 많은 상황에서 행정체계를 일원화하는 것보다 낙후한 도서관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에 도서관 전문가가 적어 민간 전문가를 초빙해 도서관을 운영하겠다는 위탁제 취지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다”며 “문제는 지자체가 인력·예산 감축 수단으로 민간 위탁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도서관계는 “예산은 그대로인데 도서 할인이 줄어들면 신간 구입도 줄어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곽 회장은 “올해 공공도서관 장서 구입 현황을 추산해보니 구입량이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출판계와 도서관계가 농어촌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책 10만권을 기증하기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악영향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인 이상 가구의 한 달 도서구입비가 2만원에 못 미치고, 성인이 한 달에 책 한 권을 채 읽지 않는 현실(연평균 9.2권)도 곽 회장의 고민거리다. 도서관은 인문학 강좌, 북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독서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는 “청소년기엔 입시, 성인이 돼선 생업에 치이는 현실이 낮은 독서율의 원인”이라며 “독서율 문제는 자기계발 시간 보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도서관뿐 아니라 가정, 학교, 기업에서 신경 써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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