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전까지 주가 1300원 지키면 할인율 40% 보장…투자 차익
기존 주주들 초과청약 가능해…일반 투자자 몫은 적을 듯
[ 임도원 기자 ]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속옷 전문업체 쌍방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대박’을 터뜨릴 전망이다. 이 회사 주가는 4230원(8일 종가)인 데 비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 가격은 781원(현 시세의 18.5%)으로 1차 산정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청약일 직전 3~5일 평균주가의 60%’ 미만으로는 유상신주를 발행할 수 없도록 설정한 만큼 유상증자 참여자들은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한 현 주가보다 40% 싼 값에 신주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방울은 오는 19~23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증자에 앞서 지난 8월10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한 달간 주가를 기준으로 1차 신주 발행가격을 산정했다. 이 기간 동안 산술평균(각 거래일의 거래량 반영)해 나온 주가에 할인율 25%를 적용해 주당 781원을 1차 가격으로 산출했다.
이 회사는 오는 14일 2차로 유상신주 발행가격(최근 1주일 산술평균 주가)을 산정할 예정이다. 1차와 비교해 낮은 가격을 발행가로 삼기 때문에 1, 2차 산정에서는 781원이 상한선이 된다.
다만 회사 측은 청약일 직전 3~5일 평균주가에 비해 최대 40%까지만 싸게 유상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청약일 직전 주가가 현재 4200원대에서 1300원대 밑으로 급락하지 않는 한 할인율 40%(유상신주 발행가격 781원 기준)를 보장받는 구조다.
다른 유상증자 때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지만 40%의 높은 할인율은 드물다. 증자 계획을 공시하면 주식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미리 떨어지기 때문에 할인율만큼의 차익을 내기는 힘들다. 지난달 유상증자 청약을 받은 한솔신텍은 할인율 40%를 적용했지만 신주 발행가(1095원)는 청약일 직전일 주가(1375원)와 비교하면 20%가량 싼 수준이었다.
쌍방울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실시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 외에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청약 기회가 오지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신주를 배정받으면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방울은 최대주주인 광림이 21%(6월 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79%는 소액주주들이 나눠 갖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쌍방울의 유상증자에는 기존 주주들이 배정 물량의 20%까지 초과청약까지 할 수 있다”며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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