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연내 가입 물건너갔는데 RCEP도 더딘 행보…답답한 한국

입력 2015-10-0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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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성미 기자 ] 한국의 연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선언이 물 건너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역시 타결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와 중국이 중심을 잡고 있는 RCEP 사이에서 한국은 ‘조급증’만 드러낼 뿐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TPP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 무역대표부(USTR) 측은 최근 한국 정부에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TPP 협정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TPP 협정문이 공개되면 한국 정부는 이를 토대로 가입 여부 결정, 국회 보고, 공청회 개최, TPP 참여국들과의 개별적 양자 협의를 거친 후 TPP 가입 선언을 한다. 한국의 TPP 가입 선언이 아무리 일러도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TPP 가입국이 ‘후발 국가의 참여는 기존 국가의 TPP 발효 이후 가능하다’고 결정하면 한국의 가입 선언은 2017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TPP 조기 가입’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전 세계 교역 중 29%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모인 RCEP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협상 역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16개국이 참여해 2012년 11월 논의를 시작한 RCEP는 ‘만장일치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RCEP 참여국들이 ‘올해 말 타결’이라는 목표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TPP 타결에 성공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일본은 RCEP 협상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CEP 협상에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인도 등 개발도상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타결되더라도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이루는 것 또한 어려울 거라는 게 공통적인 예상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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