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심기 기자 ]

델 컴퓨터는 세계적인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인수하기 위해 주당 33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1일 전했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면 거래금액만 600억달러에 달하는 정보기술(IT)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다.
델은 1983년 18세에 대학 기숙사에서 PC를 조립,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23세에 델 컴퓨터를 뉴욕증시에 상장시켰다. 인터넷을 통한 PC 판매라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2001년 36세의 나이에 전 세계 PC시장을 제패했다.
하지만 닷컴 거품의 붕괴와 함께 PC시장이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델도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델은 2013년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와 함께 250억달러를 조달해 회사 주식을 전량 매입, 상장폐지한 뒤 월가를 떠났다.
델이 EMC 인수에 나선 것은 기존의 PC사업 외에 데이터 저장과 컴퓨터 네트워크 서비스로 사업을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전했다. EMC 인수가 성공하면 델은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되고, IBM도 위협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예상했다.
델은 이를 위해 자신이 등졌던 월가와 다시 손을 잡기로 했다. WSJ는 델이 JP모간체이스 등 대형은행과 400억달러의 인수자금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델이 상장을 통해 추가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니얼 입스 FBR리서치 투자분석가는 “델이 EMC를 인수하면 기업컴퓨팅 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델이 또다시 테크업계의 거물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