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땅 팔고 구청은 건축 불허…등 터지는 건설사

입력 2015-10-11 18:50   수정 2015-12-02 09:41

은평구 "처음부터 매각 반대"…SH공사 "구청이 인허가권 남용"

"구청이 주민 민원 의식"…10차례 심의서 부결
대방건설, 임대료·이자비용 등 1년간 55억 손실



[ 김동현 / 마지혜 기자 ]
중견 건설사인 대방건설은 이달 말 서울 불광동에 있는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의 문을 닫는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1년간 토지 임대료 16억5000만원과 모델하우스 제작 비용 20억원을 썼지만 은평구의 반대로 여전히 아파트 분양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7월 SH공사로부터 서울 진관동 은평 재정비촉진지구 내 3-14블록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지만 1년이 넘도록 은평구의 건축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은평구 측은 “주민 민원 때문에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된다고 처음부터 매각을 반대했던 땅”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매각 절차와 아파트 건축에 전혀 문제가 없는 땅”이라며 맞서고 있다. 은평구와 SH공사 사이에서 대방건설의 손실만 불어나고 있다. 대방건설의 요구로 감사원 조사가 시작됐으며 다음달부터는 행정煊?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건축심의 지연으로 날아간 55억원

대방건설은 지난해 매출 4777억원을 올린 시공능력 순위 49위의 건설사다. 주로 경기도를 중심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다 서울 진출을 목표로 지난해 은평 3-14블록을 매입했다. 통상 수개월이면 마무리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작업이 끝나는 대로 올 2월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꿈은 곧 깨졌다. 지난해 11월 1차 심의 이후 올해 9월까지 총 10차례 열린 은평구 건축위원회의 건축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통상 건축심의가 많아도 두세 차례면 끝나는 점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실은 불어났다. 토지대금 이자비용과 부지 관리비 등으로 매달 2억37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전체 손실은 55억원이 넘었다.

해당 토지는 2013년 서울시가 은평구와 협의해 아파트 용지로 지구단위계획을 승인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SH공사로부터 용적률 200%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조건으로 땅을 샀는데 구청 심의에서 이렇게 시간을 끌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은평구, “다른 땅에 지어라”

SH공사와 대방건설은 은평구가 구청장의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해 건축심의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인근 지역에 예술인 창작촌을 짓고 3-14블록은 녹지로 남기겠다고 공약했다. SH공사가 해당 부지 매각을 위해 건설사들의 입찰을 받은 것과 비슷한 시기다. SH공사 관계자는 “매각 당시에는 구청장의 공약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평구 건축과 관계자는 “대방건설이 지구단위계획을 반영한 설계도를 제출하지 않아 부결된 것으로 공약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은평구는 관련 건축 심의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말 SH공사에 “대방건설에 다른 땅을 내주고 3-14블록은 보존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의 다른 관계자는 “주민 민원 때문에 땅을 팔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일찍부터 했음에도 SH공사가 듣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SH공사 측은 “구청이 아파트 용지에 대해 인허가권을 남용해 건설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은평구와 SH공사 사이에서 대방건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SH공사에 땅을 다시 내놓겠다고 했더니 84억원의 위약금을 물라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에도 건실하게 성장해온 회사가 예상치 않은 난관을 만났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동현/마지혜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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