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밀어낸 '붉은 가을'

입력 2015-10-11 19:27  

단풍 드는 시기 늦어져
2050년엔 10월말께 볼 듯



[ 박근태 기자 ] 나무는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특히 9월 상순 이후 기온이 급속히 내려가면 단풍은 더 빨라진다. 나뭇잎에는 광합성을 하는 초록색 엽록소를 비롯해 노란색 색소인 카로티노이드, 붉은색 안토시아닌, 갈색 탄닌 등 색소가 들어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잎에서 형성된 영양분이 다른 줄기로 가지 못해 산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다른 색소가 본연의 색을 낸다.

붉은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늦여름부터 생성되는데 특히 일교차가 크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단풍나무는 더 붉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영양분이 부족한 고지대에서 잎 색깔이 더 선명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최근 들어 기후온난화는 가을 단풍의 정취마저 바꿔버리고 있다. 온실가스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갈수록 단풍은 늦게 든다.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아 평균 기온이 5도까지 오르면 단풍이 드는 시기는 3주까지 늦춰질 것이란 게 전문가 분석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진은 1989~2014년 기온이 1.1도 오르면서 단풍 시작 시기가 단풍나무는 4.5일, 은행나무는 6.5일 늦춰졌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런 식이면 2050년께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각각 10월28일과 31일쯤 단풍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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