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기자 ]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사업인 초전도 케이블과 차세대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을 직접 챙기고 있다. 최근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부족 문제를 감안하면 미래에는 에너지 효율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더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절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한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제주 금악리 LS전선 초전도센터와 LS산전 HVDC 스마트센터를 찾았다. 제주도는 2009년 정부와 한국전력 등이 주도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를 구축한 곳이다. LS전선과 LS산전은 이곳에서 각각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인 초전도 케이블 실증 작업과 HVDC 기술의 국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 분야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구 회장은 “LS그룹이 신사업으로 추구하는 에너지 효율 기술을 총집결시켜 차세대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최종 검증하는 곳이 제주도”라며 “이곳의 사업성과가 그룹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개척한 것처럼 초전도, HVDC 사업을 개척하자”며 “후발주자지만 넥상스, 지멘스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도 기술력으로 지지 않을 만큼 두세 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는 만큼 LS는 에너지 효율 관련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게 공통 목표다. LS전선은 2001년 초전도 케이블 개발을 시작해 2004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교류 초전도케이블 개발에 성공했다. 2013년엔 세계 최초로 직류 80㎸급 초전도케이블을 개발,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DC)와 교류(AC)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회사가 됐다.
이뿐 아니다. LS전선은 지난 1월에는 제주초전도센터에서 직류 80㎸급 초전도케이블의 실증을 완료했다.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형식 승인시험에도 성공했다. LS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 업체들보다 늦게 초전도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가 불과 10여년 만에 업계 선두로 올라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S산전은 2013년 한국전력과 알스톰이 설립한 조인트벤처 KAPES의 HVDC 기술 이전 및 제작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육상 HVDC 사업인 북당진~고덕 간 송전 사업에서 671억원 규모의 변환설비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 밖에 LS산전은 기존의 단방향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며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국내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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