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현대·기아차, 미국·유럽 판매 '날개'…중국 시장서도 '급속 회복'

입력 2015-10-12 07:04  

9월 판매 사상 최고…대형 세단·SUV특수로 성장 지속
아반떼·K5 신형 이달 美 출시…'폭스바겐 반사이익' 기대



[ 정인설 기자 ]
세계 자동차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도 최악의 상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 완성차 업체들도 신차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미국 시장 10년 만에 최대

지난달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44만2000대였다. 작년 9월보다 15.7% 증가했다. 계절적 변수를 제외한 연환산판매대수(SAAR)는 1817만대로 2005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저유가 상태가 계속되고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미국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도 신차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미국 고급 대형 세단시장에서 도요타와 BMW를 연거푸 앞선 데 이어 올 들어 처음 지난달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쟁 업체인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디젤차 배기가스량 조작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받아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작년 9월 대비 17.8%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 평균증가율(15.7%)을 2.1%포인트 웃돈 것으로 연중 최고치다.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은 지난 3월 9.9%를 기록한 이후 3% 이하에 머물렀다. 지난 7월부터 SUV 판매량이 늘면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미국 시장 평균성장률을 웃돌았다. 증가율 순위로는 주요 완성차 업체 중 포드와 닛산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미국 9월 판매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대형 세단 판매량 증가와 SUV 특수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싼타페와 투싼 판매량은 1년 전보다 각각 20%, 120% 늘어 현대차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새로 나온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은 기아차 판매량을 늘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달 기아차 K9(현지명 K900) 판매량도 329대로 1년 전보다 488% 늘었다.

중국서 회복하고 유럽서 승승장구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중국 시장에서 바닥을 찍고 8월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13만3653대를 판매했다. 한 달 전인 8월보다 39% 늘어난 수치다. 8월과 비교해 지난달 현대차 판매량은 28.5%, 기아차 판매량은 67.4%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도 순항 중이다.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지난달 생산량은 각각 3만2528대, 3만1000대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3.5%, 14.2% 증가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시장 판매량도 1년 전보다 각각 14.5%와 8.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럽 공식 판매량은 오는 16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다.

현대차만 진출한 인도에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사상 최대치인 4만2505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 시장에서 1년 전보다 2.1%포인트 오른 19.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체 2위를 유지했다. 1위 마루티스즈키의 점유율은 49.2%에서 48.6%로 소폭 감소했다.

◆폭스바겐 사태로 반사이익 볼 듯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량 조작 사건 때문에 폭스바겐뿐 아니라 독일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폭스바겐과 BMW, 벤츠는 지난달 미국에서 모두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신차 공세를 이어간다. 기아차가 신형 K5를 이달 중 미국에 내놓는다. 현대차도 연내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를 미국에 첫선을 보인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싼타페, 투싼, 쏘나타 등 네 개 핵심 차종으로만 월 6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내년 초에 미국에 신형 스포티지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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