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사관 암호장비 도난

입력 2015-10-12 16:37   수정 2015-10-12 17:48

한국 대사관 무관부가 운용 중이던 암호장비를 도난당한뒤 1년째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유럽의 A국에 파견된 국방과학연구소(ADD)현지 사무소에 있던 비밀문서 송수신용 암호장비 ‘NX-02R’이 분실된 사실이 지난해 10월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국대사관 무관부는 이 기종을 통해 비밀문서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가 대사관 외부의 ADD 현지 사무소에 설치된 시기는 2011년. 작년 한해 동안 테스트를 포함, 3차례 사용됐고 2012∼2013년에는 한 번도 이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비가 최후로 사용된 시기는 작년 6월 3일. 도난 시점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대 4개월여 동안 당국이 암호장비를 잃어버리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가 외국 주재 무관부와 주고받는 비밀문서의 암호체계가 적성국가로 새어나갔을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문제의 암호장비는 (외부인이 암호체계를 파악하기 위해)개봉하는 순간 광센서가 감지해 암호 키를 자동삭제한다”며 “암호체계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암호장비 도난 사실을 보고받은뒤 종류가 같은 암호장비의 사용을 중지하고 전량 회수한 뒤 암호체계를 바꾸는 등 보안조치를 거쳐 지난 2월부터 다시 사용 중이다. A국처럼 무관부가 대사관 밖에서 운용 중이던 암@佯奏?모두 대사관 내부로 옮겼다.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국방정보본부 등 정보·보안당국은 암호장비가 도난당한 뒤 조사를 벌였지만 해당 국과의 외교관계를 의식,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누가 어떤 목적으로 훔쳤는지 △암호체계가 새어나갔는지 △유출된 암호체계가 비밀문서 해독에 악용됐는지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사건을 매듭지었다. ADD는 담당 직원 1명에게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내렸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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