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규의 한일 농업 포커스] <4> 영화 마션으로 본 우주 농업 … "화성을 식민지로"

입력 2015-10-13 10:01   수정 2015-10-13 11:32

마션, 우주농업 시대


인터스텔라에 이어 선풍을 일으킨 공상과학(SF) 영화 '마션'이 2015년 10월8일 개봉과 함께 예매율 1위를 질주했다. 개봉 즈음 서울 시내 대형 서점들에서는 원작소설 마션이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마션(martion)은 화성(mars)에 사는 사람을 뜻한다.

마션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농업이다. ‘인류의 생명창고’라고 할 수 있는 우주농업(space farming) 시대를 예고했다.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 인류의 정착 가능성을 탐구했다. 2030년대 화성탐사를 거쳐 우주 주거시설을 짓겠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구상과 맞물려 더 주목받았다.

공상과학영화 인터스텔라와 마션의 공통적 주제가 식량, 농업문제인 것은 시사점이 많다. 미래에도 인류의 최대 관심사가 농업과 식량문제임을 보여준다. 화상전화기, 평면TV, 전기차 등 공상과학영화에서 제시됐던 많은 신문명 기기나 기술은 30~40년 뒤에 현실이 된 것이 많다.

인터스텔라(2014년 개봉)는 사막화로 인해 먼지에 덮인 드넓은 옥수수밭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등으로 지구적 규모의 식량문제가 발생하며 지구와 전 인류가 위기에 처하자, 지구를 대처해 인류가 정착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선 모험적 우주여행이 주제다.

마션에서도 화성 탐사 임무를 하던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동료들이 그를 모래폭풍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본 뒤 지구로 귀환해 버리자, 화성기지에 홀로 남아 인분을 이용해 감자를 재배하며 지구 귀환을 모색한다. 기지 내부에서 감자재배에 성공, 1년 반이상 생존해 끝내 구조된다.

농업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강조한 독백도 주목을 끌만 했다. 주인공은 지구와 교신에 성공한 뒤 받은 이메일 내용이라며 “그들은 ‘어디서든 농작물을 재배하게 되면 그곳을 공식적으로 점령(식민지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난 화성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우주농사는 현실에서도 이뤄졌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이 2015년 8월 LED 빛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시설 베기(Veggie)에서 재배한 ‘레드 로메인 상추’를 수확해 먹는 화상을 지구에 보냈다. 우주공간에서의 농사가 SF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구현된 것이다.

우주농업은 왜 필요한가. 먼 행성들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식량공급이나 공기 순환을 위해 신선한 식물재배가 필수적이다. 우주선에 무거운 식량들을 많이는 싣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 인류가 행성에 정착하기 위해서도 우주농업은 필수다. NASA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농업 문제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모든 인류에게 최대의 관심사였음도 엄연한 현실이다. 농업은 동·서양과 시대를 초월, 가장 중시됐다. 미래 우주시대라고 변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국가의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종대왕은 경복궁에서 지게를 지고 농사를 지었고, 이후 조선시대의 다른 임금들은 창경궁에서 벼농사를 손수 지으며 농업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농민이 없는 국가는 없다며 농업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서양에서도 생명산업 농업이 중시됐다.

한국과 일본에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이전만 못하고, 사회적인 위상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 교토시에 있는 류고쿠대학이 정원 1600여명, 4개학과의 농학부를 2015년 4월 신설했다. 일본에서 농학부는 도카이대 이래 35년 만에 신설됐다.

일본에서는 농학부에 대한 인기가 시나브로 떨어져 ‘농업’이 ‘바이오’나 ‘식품경제’에 자리를 내주었지만 최근 농업과 식량, 식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침체기를 끝내고 부활 조짐을 보인다. 빌 게이츠 등 저명인사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30여년 간 대학에서 농업관련 학과 등이 사라져 갔는데, 최근 농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농대는 건재하고, 특수대학인 농업인대학, 벤처농업대학과 귀농·귀촌학교 등이 늘고 있다. 우주농업 시대, 농업의 위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간다.

이춘규 남서울대 초빙교수(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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