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http://www.hankyung.com/photo/201510/2015101349286_02.6922275.1.jpg)
"코스닥 중소형주 '더 간다'"를 외치던 30대 용과장(용감한 과장)이 지고, "그래도 믿을 건 코스피 대형주"라고 말하던 40~50대 소부장(소심한 부장 또는 본부장)이 다시 뜨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시장의 색깔이 코스닥 중소형주에서 코스피 대형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에 힘입어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을 주도하는 건 코스피 대형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삼성전자 3분기 호실적…대형주 동반 강세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해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은 이날 내놓은 3분기 영업이익(잠정) 성적표가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7조3000억원에 달한 덕분이었다.
당초 시장에선 6조원 중반대를 예상한터라 이같은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효과로 이날 코스피지수도 두 달 여만에 2000선 고지를 재탈환했다.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재조명 받으며 현대차와 삼성물산, 포스코, LG전 ?등도 1~4%씩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무게추가 대형주 쪽으로 다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대외 불확실성에 짙눌였던 대형주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관심이 대형주 쪽으로 옮겨갔다"며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코스닥에 집중하던 젊은 애널리스트(기업 분석가)나 펀드매니저 목소리는 줄어드는 반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코스피 대형주를 선호하던 나이 든 매니저들 주장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코스피 대형주 수익률은 마이너스 2.25%에 머문 반면 코스닥 중소형주는 각각 18.33%, 47.45% 급등했다. 특히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50% 이상 치솟았다.
젊은 용과장이 일부 코스닥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고평가를 지적한 소부장 상사에게 "부장님은 하시던대로 ○○○(코스피 시총 20위권 내 대형주)나 계속 보시죠."라고 말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으로 무장한 대형주의 귀환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 의견이다.
구창모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압구정본부지점장은 "지점에서도 분위기가 대형주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며 "이 같은 흐름 변화의 배경은 환율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대까지 오르면서 자동차 등 원화 약세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 斂?주도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구 지점장은 대형주 안에서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최근 환율이 다시 급락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원화 강세 수혜주인 건설과 증권주가 오르면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게 된다는 분석.
그는 "지점에서도 여전히 젊은 친구들은 개별 종목 이슈를 따라가며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주도주는 결국 환율이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이채원 펀드, 8개월 만에 삼성전자 편입
'가치투자계의 전도사'라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이 최근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삼성전자를 다시 담은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월3일 기준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은 삼성전자 주식을 15.94% 비중으로 보유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한 이후 이 주식을 담지 않고 있다가 8개월 여 만에 펀드에 다시 편입시켰다.
현재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전력,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코스피 대형주를 골고루 담고 있다. 대형주와 중형, 소형주 비중은 각각 45.1%, 30.3%, 24.6%다.
이 부사장은 "시장 색깔이 확실히 대형주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과거 코스피 대형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를 밑돌았던 적은 없는데, 최근 이 수준까지 도달한 종목들이 나온 것이 대형주 귀환의 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수익률을 살펴봐도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1.60%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0.53% 를 웃돌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자금 유입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쪽에 더 몰려 있는 편이다. 이달 들어 중소형주펀드로는 404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반면 대형주펀드에서는 73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로는 중소형주펀드에 1조524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대형주펀드에서는 3조7169억원이 유출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는 대형주 중에서도 PBR,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대형주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건 환율 효과 때문이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더 갈 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민경/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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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중소형주 '더 간다'"를 외치던 30대 용과장(용감한 과장)이 지고, "그래도 믿을 건 코스피 대형주"라고 말하던 40~50대 소부장(소심한 부장 또는 본부장)이 다시 뜨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시장의 색깔이 코스닥 중소형주에서 코스피 대형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에 힘입어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을 주도하는 건 코스피 대형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삼성전자 3분기 호실적…대형주 동반 강세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해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은 이날 내놓은 3분기 영업이익(잠정) 성적표가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7조3000억원에 달한 덕분이었다.
당초 시장에선 6조원 중반대를 예상한터라 이같은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져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효과로 이날 코스피지수도 두 달 여만에 2000선 고지를 재탈환했다.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재조명 받으며 현대차와 삼성물산, 포스코, LG전 ?등도 1~4%씩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무게추가 대형주 쪽으로 다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대외 불확실성에 짙눌였던 대형주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관심이 대형주 쪽으로 옮겨갔다"며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코스닥에 집중하던 젊은 애널리스트(기업 분석가)나 펀드매니저 목소리는 줄어드는 반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코스피 대형주를 선호하던 나이 든 매니저들 주장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코스피 대형주 수익률은 마이너스 2.25%에 머문 반면 코스닥 중소형주는 각각 18.33%, 47.45% 급등했다. 특히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50% 이상 치솟았다.
젊은 용과장이 일부 코스닥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고평가를 지적한 소부장 상사에게 "부장님은 하시던대로 ○○○(코스피 시총 20위권 내 대형주)나 계속 보시죠."라고 말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으로 무장한 대형주의 귀환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 의견이다.
구창모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압구정본부지점장은 "지점에서도 분위기가 대형주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며 "이 같은 흐름 변화의 배경은 환율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대까지 오르면서 자동차 등 원화 약세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 斂?주도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구 지점장은 대형주 안에서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최근 환율이 다시 급락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원화 강세 수혜주인 건설과 증권주가 오르면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게 된다는 분석.
그는 "지점에서도 여전히 젊은 친구들은 개별 종목 이슈를 따라가며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며 "하지만 주도주는 결국 환율이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이채원 펀드, 8개월 만에 삼성전자 편입
'가치투자계의 전도사'라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이 최근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삼성전자를 다시 담은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월3일 기준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은 삼성전자 주식을 15.94% 비중으로 보유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한 이후 이 주식을 담지 않고 있다가 8개월 여 만에 펀드에 다시 편입시켰다.
현재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전력,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코스피 대형주를 골고루 담고 있다. 대형주와 중형, 소형주 비중은 각각 45.1%, 30.3%, 24.6%다.
이 부사장은 "시장 색깔이 확실히 대형주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과거 코스피 대형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를 밑돌았던 적은 없는데, 최근 이 수준까지 도달한 종목들이 나온 것이 대형주 귀환의 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수익률을 살펴봐도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1.60%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0.53% 를 웃돌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자금 유입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쪽에 더 몰려 있는 편이다. 이달 들어 중소형주펀드로는 404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반면 대형주펀드에서는 73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로는 중소형주펀드에 1조524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대형주펀드에서는 3조7169억원이 유출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는 대형주 중에서도 PBR,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대형주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건 환율 효과 때문이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더 갈 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민경/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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