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속도내는 정부…부실징후 중기 1934개 깐깐하게 평가

입력 2015-10-13 18:30  

철강·조선·석유화학 등 업종별 구조조정으로 확대
정부협의체, 감산·합병 유도…은행, 좀비기업 지원 축소



[ 박동휘 / 김일규 기자 ] 금융위원회는 올초부터 대기업들이 속한 주요 산업에 대한 업황 분석을 해왔다. 최근 ‘반도체 빼고는 안전한 업종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임종룡 금융위원장 책상에 올라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얼마 전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징후가 뚜렷한 산업을 재편하기 위한 방안을 짜기 시작했다.

금융위와 산업부의 결론은 같았다. 부실한 개별 기업을 그때그때 솎아내는 단순 구조조정만으론 산업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13일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산업부 차관급, 금융감독원 부원장,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부기관장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인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한계에 부딪힌 기업 구조조정

그동안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경기순환에 기댄 측면이 많았다. 한때의 불황만 잘 견디면 다음에 올 호황기에 원상복구할 수 있다는 경험치에 의존했다. 해운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있던 배도 팔아야 했지만 2000년 글로벌 해운업 경기가 회복되자 해운업체들은 빚 독촉에 나섰던 은행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도 위기가 왔을 때 신속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보다 유동성 지원을 통한 기업 생존에 무게를 뒀다. 사정이 이런 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난까지 감수해가며 깐깐하게 대출을 심사하지는 못했다. 서동욱 전 알프레드&마살 한국지사장은 “해외에선 이를 대출연장에 의존하는 구조조정이라고 평가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멈춘 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경기 사이클에 의존하기만 해서는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등장한 산업별 구조조정

금융위는 변화된 구조조정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틀에서 구조조정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우선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 차원으로 구조조정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때 범정부 차원에서 산업지도를 그렸던 이래 처음”이라며 “주력 산업 분야의 동반 부진은 초유의 일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등 채권기관들은 좀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를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돈줄을 조이는 것이다. 다음달?예정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대상을 전년보다 325개사 많은 1934개사로 늘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 대상기업이 늘어난 만큼 C등급(워크아웃 대상), D등급(법정관리 대상)을 받는 기업들도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선 올 상반기에 이어 연내 한 차례 더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기업 생존을 중시했던 산업부에서도 감산, 합병 등 산업 재편을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을 신설하려면 기존의 낡은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만 한다는 등의 자발적인 감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조선, 철강, 화학, 해운 등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통폐합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히 조선업은 저가 수주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김일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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