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소재 선점 나섰다

입력 2015-10-14 18:00   수정 2015-10-15 10:35

사파이어잉곳 사업 본궤도
올해 매출 600억 전망

LED·웨어러블기기 까지
사파이어 쓰임새 계속 증가



[ 안재광 기자 ] 일진디스플레이가 발광다이오드(LED) 소재로 쓰이는 사파이어 잉곳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3년 말이다. TV에 주로 들어갔던 LED가 조명으로 쓰임새를 확장해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다. 사파이어는 투명하면서 강도가 세 LED뿐 아니라 스마트폰의 홈 버튼이나 스마트워치의 전면 커버 등 웨어러블 부품으로도 많이 쓰인다. 산업의 성장성에 의심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일진이 악수를 뒀다’는 평이 많았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져 팔아도 남는 게 없는 기업이 상당수였다.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 패널을 주로 생산하던 일진디스플레이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일본 교세라, 러시아의 모노, 한국의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등과 경쟁하기 어려워 보였다.

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공급과잉은 기회란 판단이 섰다. 업체들이 한동안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낡은 기술’을 쓰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잉곳을 뽑아내는 새로운 ┒떴萱?개발하면 원가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심 부회장은 “잉곳을 생산하는 성장로부터 새롭게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러시아 기술을 써서는 원가를 더 낮출 수 없었다. 성장로에 들어가는 텅스텐, 몰리브덴 등 희귀금속이 문제였다. 10~20번 정도 쓰면 버려야 했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이 유지비의 30%에 달했다.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다른 특수 소재로 대체했더니 원가가 35%가량 떨어졌다. 이렇게 설계한 성장로가 일진디스플레이 평택 공장에 설치됐다. 올 3분기까지 총 130대가 들어왔다. 가동률은 100%에 달한다.

지난해 410억원이던 관련 매출은 2016년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방산업인 국내 LED 시장이 중국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진디스플레이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중국 대만 등 해외시장 비중이 약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장희혁 일진디스플레이 사파이어사업부장은 “애플이 사파이어 소재를 아이폰의 전면 커버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새로운 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다”며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선제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평택=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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