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ICT산업 활력, 서비스 R&D서 찾아야

입력 2015-10-14 18:07  

"ICT로 인해 재창조되는 산업
하드웨어 넘어선 서비스개발 힘써
혁신 비즈니스모델 선도해야"

이장균 <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ohnlee@hri.co.kr >



한국은 총부가가치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부가가치 비중이 10.7%(2013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이렇게 경제 활동에 크게 기여하는 ICT산업이 활력을 잃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각국의 ICT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ICT 수출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으며, ICT 부문 투자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역시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재 모든 산업은 ICT를 기반으로 재창조되고 있다. ICT 기반의 새 사업이 등장하고 있으며 기존 유형의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한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 시계에 이어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출했고,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로 자동차업에 뛰어들었다. 기업들의 주력사업이 무엇인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뒤처지면 전통적인 시장 주도업체는 단순 공급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여기에 ICT산업을 부흥시켜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ICT산업은 인프라, 활용, 성과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발전 과제를 안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ICT 연구개발(R&D)은 제조 분야에 편중돼 있고, 서비스 R&D는 극히 미흡한 상황이다. 국내 ICT R&D 비중은 2013년 GDP 대비 1.7%인데 이 중 서비스 부문에 해당하는 것은 0.1%에 그치고 있다. 또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등과 관련한 ICT 접근 기반의 수준도 생각만큼 높지 않다.

ICT 활용 측면에서 보면, 최종 소비자들의 온라인 거래 활용도가 저조하며, 기업의 ICT 지출은 낮은 수준에 있다. 한국은 2013년 기준, 온라인 구매경험이 있는 개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51.8%로 OECD 34개국 중 17위에 그쳤다. 기업의 ICT 지출 규모는 GDP 대비 2.8%(2010년 기준)로 선진국 평균인 3.4%에 못 미친다.

성과 측면에서 보면, 중국과 경쟁력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 ICT 주력제품인 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반도체의 2003년과 2012년 수출점유율에서 반도체는 불과 0.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고, 통신기기는 5.3%포인트,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는 3.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점유율이 크게 올라 2003년에 한국의 1.4배였던 수출이 2012년엔 5.9배로 크게 앞서 나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ICT 서비스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 2013년 세계 ICT 서비스 수출에서 0.5%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ICT산업의 고용흡수력 또한 둔화하고 있다. ICT산업의 취업자 증가율을 생산액 증가율로 나눈 고용탄성치는 2014년 0.10으로 1 이하인 비탄력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 ICT 관련 기기제조, 통신서비스, 응용콘텐츠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도 또한 매우 높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국가다. 그러나 ICT산업에서 한걸음 앞서 나가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ICT 기반 산업혁신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ICT를 전 산업에 접목해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할 R&D뿐만 아니라 접근기반 구축, 시장환경 조성 등 종합적인 육성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요자의 ICT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ICT를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신상품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도 닦아야 한다. ICT가 만개할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ICT에 창조와 미래가 있다.

이장균 <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johnlee@hr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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