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케저 지멘스 회장 "산업 디지털화에 한국 미래 달려"

입력 2015-10-14 18:48  

빅데이터 이용해야 생산성↑
모든 기업, 공정 시스템 개선을



[ 김순신 기자 ] 조 케저 지멘스 회장(사진)이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올라타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케저 회장은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제조업 패러다임의 전환-제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 디지털화는 기존 제조업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한국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자동차 분야는 산업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케저 회장은 소비재 중심으로 발전했던 디지털화의 흐름이 산업 시스템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디지털화를 축구 경기에 비유했다. 그는 소비재부문(B2C)의 디지털화가 진행됐던 전반전에선 한국과 미국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기 부문에서 세계 선두 자리에 섰고, 가장 큰 승자는 애플과 구글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이었다는 평가다.

케저 회장은 “애플, 구글처럼 디지털 영역에서 성공한 기업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전통 제조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만큼 산업 디지털화에 사활을 걸고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저 회장은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기업에 속도, 효율성, 유연성 등 3대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스템의 디지털화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공정관리가 일반적이 되면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구현되는 속도가 크게 올라가고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 및 에너지·원자재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케저 회장은 “디지털화로 데이터가 축적되면 기업이 광범위한 소비자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제조업 혁신 3.0 전략’은 산업 디지털화를 위한 올바른 비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혁신 3.0 전략은 2020년까지 1만개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전략이다.

케저 회장은 “디지털화는 대기업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중소기업과 협력해 생태계를 조성할 때 손쉽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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