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Issue & Focus] 인터넷은행 출범 후 5년이 고비…필수 생존요건은 기존 은행 넘어서는 자산운용 능력

입력 2015-10-15 07:02   수정 2015-10-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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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도 수익 내기까지 5년 걸려
이자수익에 의존하기 보다
유가증권 등 투자로 수익 확보를



[ 박동휘 기자 ]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상반기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거쳐 2017년부터 본격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시장 안착 여부는 5년 동안 순항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도 가장 늦게 흑자 전환한 지분뱅크가 수익을 내는 데 걸린 기간이 5년이다.

금융위에 예비인가 신청을 낸 카카오, KT,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투자할 초기 자본금은 3000억원 선이다. 일본 1위 인터넷은행인 스미신SBI넷뱅크는 3월 말 기준 자본금 310억엔(약 2951억원)에 직원은 294명이다. 신한은행 자본금이 약 8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수준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밑천삼아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생존 요건 중 하나로 자산운용 능력을 꼽는다. 기존 대형 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이자를 보장해줘야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어서다.

일본 인터넷은행인 스미신SBI넷뱅크는 전체 이익 중 이자수익이 67%고 22%는 투자를 통해 얻고 있다. 국내 은행이 이자수익 의존도가 90%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岵?자산운용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미신SBI넷뱅크는 예금 등으로 모은 자금 중 42%를 대출로, 43%를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다. 자산운용보다 새로운 수수료 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곳들도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모회사인 라쿠텐뱅크는 지급결제 관련 수수료 수익비중이 32%에 달한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더라도 장애물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위는 우선 사업권을 신청한 컨소시엄 세 곳 가운데 한두 곳만 인가를 내주고 이들의 성과를 봐서 추가 인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생 은행은 기존 17개 대형·지방은행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대형 은행들과 무리한 출혈경쟁을 벌일 경우 고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후보들마다 주주 구성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 컨소시엄이 11개로 가장 적고, 인터파크와 KT 컨소시엄은 각각 15개, 20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엔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협력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사결정을 해야 할 일이 많아질 텐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대형 은행의 아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는 컨소시엄마다 대형 은행들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했다. 자본금 부족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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