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 많이 쓰는 천자·지자총통
배 전복 우려 2층 전면 배치
황자총통 14기는 좌우 설치
[ 박근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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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3주가 지난 1592년 6월14일.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선조에게 장계를 올렸다. “일찍부터 섬 오랑캐가 침노할 것을 염려하여 특별히 귀선(龜船)을 만들었습니다. 앞에는 용머리를 설치하여 입으로 대포를 쏘게 하고, 등에는 쇠 송곳을 심었으며 안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으나, 밖에서는 안을 엿볼 수 없게 되어, 비록 적선 수백 척이 있다 하더라도 그 속으로 돌입하여 대포를 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장계는 조카 이분이 기록한 이순신 장군 ‘행록’과 함께 거북선 복원의 실마리를 풀 몇 안 되는 기록이다. 1980년 해군사관학교는 이런 기록을 모아 복원을 시도했지만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처럼 바다를 달리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여러 차례 민간에서 복원이 이뤄졌지만 겉모습만 거북선일 뿐 실제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를 만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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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유고 전집인 ‘이충무공전서’에 남아 있는 ‘전라좌수영 귀선도(龜船圖)’와 이씨 종가에 남은 ‘귀선도’를 종합해 보면 거북선은 본체 길이 65자(20.3m), 폭 25자(7.8m), 돛을 제외한 높이 16자(4.8m)로 추정된다. 그 안에는 천자·지자·현자·황자총통이 모두 19기 장착됐고, 노는 좌우 8개씩 16개가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거북선 내부 구조는 2층설을 비롯해 3층설, 준3층설 등으로 학계 의견이 분분했다.
채 교수는 많은 화포를 운영하려면 거북선은 3층 구조를 이뤘을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적함 격파에 사용된 길이 2.6m의 화살인 대장군전(大將軍箭)을 천자총통으로 쏘려면 좌우가 아니라 배 전면에서 쏴야 했다는 것. 화약을 많이 쓰는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은 배 좌우에서 발사하면 반동이 커서 배가 좌우로 출렁이며 뒤집어지기 때문에 2층 전면에 배치했다는 얘기다. 다른 화포를 설치하기엔 공간이 부족해 2층 좌우현에는 포를 배치하지 않았다. 대신 3층에 지름 2.7㎝의 철환을 300~350m까지 날리는 소구경 황 旻錤?14기를 좌우로 설치했다는 게 채 교수의 분석이다.
충무공 사후에도 거북선이 개량된 흔적은 기록 곳곳에 남아 있다. 용머리 입에서 쏘던 현자총통 대신 연기를 내뿜게 바꾼 개량형 거북선을 내놓기도 했다. 1795년 기록에는 배 좌우로 노가 2개씩, 포가 6기에서 12기로 늘었고 일부 총통을 바꾼 거북선도 출현했다. 더 빠르고 강력해졌다는 의미다.
채 교수는 거북선의 정확한 복원을 위해서는 성능 및 조선시대 사람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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