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사실상 기습 의결"
[ 은정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내 현역 의원 ‘20% 물갈이’를 지휘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사진)를 임명했다.
당초 조 교수는 평가위원장으로 일찌감치 내정됐지만 19대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비주류계 반대로 인선에 난항을 겪어왔다. 당내 비주류 측의 추천으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재야 원로인 김상근 목사가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모두 고사해 불발됐다.
결국 대안 부재로 임명을 강행했지만 조 교수에 대한 당내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아 만만찮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사회학 박사인 조 교수는 한국여성학회 회장,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이사장, 불교여성개발원 이사 등을 역임한 여성 사회학자다.
조 위원장 인선으로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되면서 ‘국정교과서 정국’으로 잠잠했던 당내 계파 분란이 재점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당장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교수의 위원장 임명안 의결을 둘러싸고 지도부 간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에 힘을 집중해야 하는데 분란이 생길 수 있다”며 의결을 유보하자고 맞섰고, 유승희 최고위원도 “교과서 투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의결 연기를 요구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조 교수의 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일까지 완료해야 했던 평가위 인선이 더 미뤄지면 총선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표는 의결에 앞서 ‘반대파’였던 주승용 최고위원의 동의를 구했다고 했지만 비주류에서는 “사실상 기습의결 아니냐”는 비판까지 터져나왔다. 당사자인 주 최고위원도 “제가 추천한 이만열 위원장이 고사한 상황에서 더는 이 사안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며 “굳이 이 시기에 빨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들을 우리가 모셔도 당내 일각에서나 언론에서 ‘친노’라든지 그런 식으로 흠집을 내려고 하면 누가 일을 맡아서 하고 싶겠나”고 반박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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