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뻥튀기 논란 '미국 바이오업계 신데렐라'

입력 2015-10-16 18:45  

"피 한 방울로 240여종 병 진단 한다더니…"

"자체 검사 15건뿐…정확성 의심"



[ 박해영 기자 ] 피 한 방울로 240여종의 질병을 앓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미국의 벤처기업 테라노스가 기술력을 고의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1세 여성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해 미 바이오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테라노스 퇴직 임직원들의 증언을 인용해 “작년 12월 테라노스가 실시한 205건의 혈액 테스트 중 자체 장비인 ‘에디슨’을 사용한 것은 15건에 불과하고 나머지 190건은 지멘스 등 경쟁사의 설비를 썼다”고 보도했다. 테라노스가 개발한 에디슨은 손가락에서 극소량의 피를 뽑아 수시간 내에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각종 암 진단까지 최대 240가지의 질환을 가려낼 수 있는 장비다. 에디슨이 취합한 혈액 정보는 테라노스 본사의 데이터베이스로 전송돼 정밀분석 작업을 거친다. 기존 혈액검사에 비해 비용은 약 10분의 1에 불과하고 소요 시간도 짧다.

하지만 WSJ는 “일반 병원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의 혈액을 에디슨으?분석한 결과 칼슘, 총단백, 아미노산, 간세포효소, 포도당 등이 모두 정상치를 넘는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정확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혹이 일자 테라노스는 성명을 내고 “회사에 불만을 품고 퇴직한 일부 비전문가의 주장에 바탕을 둔 잘못된 보도”라고 반박했다. 테라노스의 자문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스는 WSJ에 “혈액 테스트 전체를 에디슨만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 성과를 부풀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테라노스는 2003년 스탠퍼드대 화학공학과 2학년 학생이던 엘리자베스 홈스가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세운 회사다. 홈스는 학교를 중퇴하고 혈액진단 장비를 개발, 벤처회사로부터 4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홈스가 보유 중인 테라노스 지분 50%는 약 45억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즐겨 입는 일 중독자로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스티브 잡스’로 불린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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