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반기업정서 담아…기업들 모욕"

입력 2015-10-19 18:40  

'특혜로 성장한 기업, 부도덕 일삼아' '정부주도 성장으로 정경유착 발생'…
자유경제원 '검정교과서 8종 역사왜곡 15선' 발표

'이승만 대통령은 분단 원흉'…6·25전쟁 등 편향적으로 기술
'북한 농지개혁 좋고, 한국 나빠'…학생에 '나쁜 나라' 암시 줘



[ 서욱진 기자 ] 한국의 경제 개발은 정경유착 속에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며 이뤄졌다거나 이승만 대통령을 남북 분단의 원흉으로 지칭하는 등 현행 한국사 교과서에는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자유경제원은 19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분석하고 편향과 왜곡이 심각한 내용 15선을 공개했다.


교과서 분석에는 강규형 명지대 기록전문대학원 교수,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정경희 영산대 역사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 왜곡 사례를 발표하고, 양동안 명예교수가 총평을 했다.

자유경제원은 우선 한국 경제 성장사를 잘못 이해해 기재한 사례가 다수라고 강조했다. 미래엔 교과서는 ‘대한민국 경제개발은 반(反)노동자적이며 정경유착에 따른 것’으로 기술했다고 지적했다. ‘특혜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기업들은 각종 혜택을 악용하여 횡령과 비자금 조성을 일삼고, 세금을 포탈하거나 수출 대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기술 내용은 잘못된 반기업 정서를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 기업인 대부분은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명분으로 특별 사면되었다’는 표현 역시 기업인들의 역할을 왜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재교육 교과서도 산업화 과정을 정경유착으로 매도했다. ‘정부 주도의 성장 정책과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중화학 공업의 특성상 재벌에 각종 특혜가 주어졌으며, 이로 인해 정경 유착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대목은 한국 경제를 일으킨 기업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자유경제원은 설명했다.

6·25 전쟁과 분단 과정에 대한 기술도 편향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분단의 원흉’(두산동아), ‘친일파 청산 가로막은 이승만’(비상교육), ‘대한민국의 초라한 정부수립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거창한 수립 선포’(두산동아), ‘소련의 원조는 선(善), 미국의 원조는 악(惡)’(미래엔) 등이 왜곡 사례로 꼽혔다.

북한을 찬양한 내용도 다수였다. 자유경제원은 ‘북한의 농지개혁은 좋고, 대한민국 농지개혁은 나쁘다’(두산동아), ‘로동신문 사설의 자주노선은 좋다’(천재교육), ‘북한 천리마 운동 찬양’(두산동아) 등을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특히 금성출판사는 ‘북한은 1950년대 후반부터 중국과 소련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주 노선을 표방하였다. 등거리 외교로 제3 세계를 향한 외교 활동도 확대하였다’ 등의 내용으로 북한의 주체사상을 좋은 쪽으로 해석할 수 있게 했다고 자유경제원은 비판했다.

자유경제원은 15개 사례를 보면 대한민국은 결국 ‘나쁜 나라’라는 암시를 학생들에게 주고 있어 새로운 교과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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