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경영난에 직원들 참여"
[ 강영연 기자 ] 국내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직원들의 월급 중 최대 40%를 자사 유제품으로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서울우유에 따르면 직원들은 지난 6월 월급의 10~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유 치즈 등 자사 유제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월급에 따라 일반 직원은 10만~20만원, 팀장급은 100여만원, 임원급은 200만~250만원어치의 유제품을 샀다. 구입한 제품은 7~9월에 나눠 받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상반기 적자가 180억원에 달하는 등 회사가 어려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우유를 구매한 것”이라며 “유제품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3개월에 걸쳐 지급한 것일 뿐 몇달간 급여 대신 유제품을 지급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 직원들이 이처럼 월급의 일정액을 자사 유제품을 사는 데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우유 측은 직원들이 유제품을 구입하는 데 강제성은 없다고 했지만 2000여명의 직원 중 대부분이 자사 유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03년 182만t을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12년에는 168만t까지 줄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유업계의 설명이다. 이혜영 강원대 교수가 올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음용유 섭취량(2013년 기준)은 30.63㎏이다. 연간 92.65㎏을 마시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과 음식 문화가 비슷한 일본(32.31㎏)보다도 적게 섭취하고 있다.
이처럼 우유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서울우유 외에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다른 우유 업체들도 적자에 시달리는 등 국내 우유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유를 마시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커피 등 대체 음료가 많아졌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나오면서 경쟁구도가 치열해져 자연스럽게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외에 유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치즈와 발효유 제품이 많이 나온 것도 소비가 줄어드는 한 이유”라며 “치즈 등은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으로 외국산 제품이 많이 수입돼 국내 우유 소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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